'국민 조롱' LH작성자 잡힐까…블라인드 "정보없어" 경찰 "상관없어"
블라인드 "협조하겠지만 개인정보 저장 안되는 방식"
경찰 "박사방도 텔레그램 자료 제공 없이 검거 성공"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꼬우면 니들도 우리회사(한국토지주택공사)로 이직해라"라는 글을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 올린 작성자를 찾기 위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작성자를 잡을 수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블라인드 측은 서버에 작성자를 추정할 수 있는 정보가 저장되지 않아 전달한 정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경찰은 자료 입수 여부가 수사 성공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엄정한 수사를 예고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전날 진주경찰서로부터 LH 관련 익명 게시글을 블라인드에 올린 작성자에 대한 고발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LH는 지난 14일 해당 글 작성자를 대상으로 명예훼손과 모욕, 업무방해 혐의로 경남 진주경찰서에 고발한 바 있다.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지난 9일 블라인드에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쓴'이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 작성자는 "어차피 한두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서 물 흐르듯이 지나가겠지"라며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니들도 우리회사로 이직하든가"라고 명시했다.
또 "아무리 열폭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라고 언급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에 대해 블라인드 측은 경찰의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작성자가 누구인지 추정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블라인드 관계자는 "수사는 수사기관의 독자적 영역이므로 블라인드는 요청이 온다면 최선을 다해 협조할 예정"이라면서도 "다만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아예 저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설계돼 전달할 개인정보가 없다"라고 했다.
블라인드의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따르면 블라인드 가입자의 모든 정보는 암호화돼 저장되며, 회사는 암호화된 정보를 복호화(암호화된 정보를 되돌리는 것)할 수 없다고 기재돼 있다.
또 암호화된 정보가 시스템에 저장된 후에는 누구의 정보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특히 법적 요청과 피해 방지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일부 공유할 수 있으나, 해당 정보에는 특정인임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명시돼 있다.
그간 블라인드의 정보 제공 협조 요청 거부는 여러 차례 있었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 국내 굴지의 한 IT기업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블라인드에 유서를 올려 경찰이 자살 방지 차원에서 정보 제공 협조 요청을 했으나, 블라인드 측은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반복되는 블라인드 측의 모습에 시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직장인 이모씨(28·남)는 "여론이 들끓는데 협조하지 않는 모습은 이래저래 보기 좋지 않다"며 "정보 제공 사례를 남기면 '탈퇴 러쉬'가 이어질까봐 두려워서 그러는 것"이라고 했다.
직장인 조모씨(30·남)는 "공익보다는 개인의 권익을 위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LH 사건과 같이 공익성이 큰 사건에는 기업도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박사방, n번방 등 디지털성범죄자들을 수사할 당시에도 텔레그램 측으로부터 자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검거에 성공했다"며 "(블라인드 측의) 개인정보 자료 제공 여부가 수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라고 했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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