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심신미약 감형' 논란…조현병 '창녕 아동학대' 친모
경찰조사 2차례 이상 미뤄…정신질환 부각 가능성
감형 위한 입증 쉽지 않고 절차도 까다로워
- 박상휘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경남 창녕에서 학대에 시달리다 발견된 9세 여아의 친모가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감형 논란이 일지 주목된다.
그동안 범행을 저지른 정신질환자 대부분이 법정에 이르러서는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감형을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11일 경찰에 따르면 딸의 학대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모 A씨(27)는 불안 증세와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경찰 조사 일정을 2차례 이상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심신 미약을 이유로 불가피하게 조사 일정을 미뤘다고는 하지만 남편이자 학대를 주도적으로 가한 혐의를 받고 있는 B씨(35)의 조사 과정과 진술을 파악하는 시간을 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친모 A씨가 추후 법정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하기 위해 벌써부터 자신의 조현병을 부각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이다. 당시 사법부는 조현병에 따른 피의자의 심신미약을 인정, 무기징역에서 30년 감형을 선고했다.
심신미약에 따른 감형은 매 사건 마다 국민적 공분을 사왔다. 심신 미약이라는 이유로 범죄에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된다는 국민 정서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회는 지난 2018년 형법 10조 2항을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로 개정했다. 기존의 '감경한다'는 필요적 감경 조항을 임의적 감경으로 변경한 것이다.
물론, '임의적 감경'이기 때문에 여전히 감경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실제로 정신질환에 따른 감혐은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정신병으로 인한 심신미약이나 상실을 인정하는 기준이 엄격한 편"이라며 "일정기간 국립치료감호소에서 행동관찰도 하고 전문의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쳐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심신미약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범행 당시 사물변별 혹은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해야 하고, 당시에 정신질환이 발현된 사실이 진단을 통해 확인돼야 한다.
실제로 지난 2017년 3월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의 경우 주범이 조현병, 아스퍼거증후군에 의한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하고, 태연히 컴퓨터를 한 것으로 보아 사물변별·의사결정 능력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며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 2018년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도 조현병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범행 당시 분별력이 있는 상태였다고 판단해 감형 없이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도 추후 조사를 거쳐 A씨에 대한 기소가 이뤄지면 재판이 진행되겠만, 개정된 법에 근거해 재판부의 재량과 판단에 따라 감형이 반드시 이뤄지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다만, 해마다 수천건에 달하는 정신질환자 범죄는 사전에 예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5298건이었던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는 2016년 8287건으로 늘었다. 다행이도 이같은 범죄 증가 추세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등을 계기로 각종 대책이 쏟아지면서 감소추세에 있다.
그러나 여전히 2018년에도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는 7244건에 이르고 2019년 범인 안인득에 의한 진주 아파트 방화 흉기 난동 사건을 감안했을 때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anghw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