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하' 황교안·문희상 상대 진정…인권위 "피해자 특정불가" 각하

국회의장 등에 혐오표현 예방·대응방안 마련 의견표명

ⓒ News1 서혜림 기자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정치인들의 혐오표현과 관련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진정이 거듭 제기되는 가운데, 인권위는 국회의장에게 대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정치인 개별 진정건에 대해서는 피해자 특정이 불가하다며 각하했다.

인권위는 30일 국회의장과 각 정당대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혐오표현을 예방하고 시정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혐오관련 조치 관련 의견을 표명했다.

인권위는 국회의장에게는 혐오표현을 자정하고 예방하려는 의지를 포함한 입장표명이나 선언을 추진하고 국회의원윤리강령 등에 혐오관련 예방사항을 규정할 것을 모색하라고 의견을 표명했다. 각 정당 대표에게는 선거과정에서 혐오표현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정당의 윤리규정에도 혐오표현 예방과 금지에 관한 사항을 명시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는 "정치인의 혐오표현 자정을 유도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선거과정에서 후보자들이 혐오표현을 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인권위는 "정치인의 혐오표현은 발화자나 대상자에게 보다 직접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사회적 파급력도 크기 때문에 해악도 커진다"며 "보다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혐오표현이 구성원의 존엄성을 침해해 자기비하나 자기부정을 야기하며, 혐오 대상집단이 공론장에 참여할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고도 봤다. 이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정치인은 민주주의 가치실현을 위한 직접적인 행위자이자 고도의 정책결정 업무를 담당하는 자로 혐오표현을 제어하고 예방하고 대응할 사회적 책임이 더욱 크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장애인인권단체들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장애인 비하발언을 한다며 진정을 제기한 개별 진정건은 각하했다. 대신 국회의장에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인권위는 "피해자가 개별적으로 특정되면 조사가 가능하나 장애인집단을 예로 들어 표현한 경우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사건을 각하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인권위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인권위에 김문수 전 지사의 혐오 발언과 관련해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진정을 제기한 건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각하했었다.

하지만 임성택 인권위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취지에 따라 장애인 집단을 예로 들며 표현한 사건은 발언자의 지위나 효과 등을 고려하며 판단해야 한다"며 소수의견을 제출했다. 개별 사건의 진정이 각하된 것에 아쉬움을 표한 셈이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여성과 관련해 "여성은 매일 씻고 다듬고 피트니스도 해서 자신을 다듬어줘야 한다"는 발언으로,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대통령 지지자를 '달창'이라고 불러 논란이 됐다. 또 성소수자와 관련,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이 '에이즈를 조장하는 것이 동성애'라고 발언했다.

또 여상규 위원장은 "웃기고 앉아있네, 진짜 병X같은 게 아주"라고 말했다가 장애인 비하 욕설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조롱해도 더불어민주당과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라는 글을 올려 장애인 단체의 항의를 받았었다.

인권단체들은 혐오표현을 한 국회의원들이 인권위 조사 대상이 되지 못하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suhhyerim77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