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소 밑장빼기'…1100만원 가로챈 이란인 형제 구속

전국 돌며 "특정 일렬번호 있는 지폐 달라"며 같이 찾으면서 범행 저질러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환전하는 척 한 뒤 지폐를 같이 찾으면서 지폐 일부를 빼내 가는 이른바 '밑장빼기'를 통해 1100여만원을 가로챈 이란인 형제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달 9일부터 약 한달간 전국을 돌며 편의점과 화장품가게, 서점과 커피숍 등에서 총 36회에 걸쳐 현금 11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상습절도)로 이란인 형제 A씨(35)와 B씨(30)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서울 중구의 한 신발 가게에서 깔창 1개를 구매한 뒤 종업원에게 만원권 5장을 주면서 'KK' 일렬번호가 찍힌 5만원권으로 교환을 요구하고 5만원권 지폐를 같이 찾는 척하며 지폐 일부를 빼내 가는 방법으로 5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 후 이들은 같은 수법으로 약 한 달 동안 전국을 돌며 총 36회에 걸쳐 현금 약 1100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손님이 드문 때를 틈타 매장점원들에게 "일련번호에 'KK' 등 특정 영문으로 시작하는 지폐를 수집한다"고 말하면서 지폐를 받아 해당 지폐를 찾는 척하다가 돌려주는 순간에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술을 먹어서 범행했다"고 변명하면서 "훔친 돈 중 일부는 숙식과 유흥, 쇼핑 등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장과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지난 5일 서울 송파구의 한 모텔에서 이들을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지난 6일 출국예정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형제와 함께 입국했다 먼저 이란으로 출국한 C씨(45)에 대해서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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