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들 "쿠르디 죽음 헛되지 않게…한국 피난처 돼달라"
정부에 난민 자격 인정·의료보험 지원 등 호소
- 김태헌 인턴기자
(서울=뉴스1) 김태헌 인턴기자 = 국내에 머물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이 "쿠르디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며 우리 정부에 난민 자격 인정과 의료보험·한국어 교육 등의 인도적 지원을 호소했다.
13일 오후 국내 시리아 난민들과 '국제 난민지원단체 레퓨지스' 회원 등 50여명은 서울 종로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리아 국민들은 전쟁의 위험을 피해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며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도와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은 총 768명이다. 대부분은 일을 하러 한국에 왔다가 시리아 내전이 일어나면서 인도적 체류허가자 자격을 얻어 머물고 있다.
이 중 정식 난민 신분을 인정받은 사람은 3명뿐이다. 현행법상 난민 인정자는 피난지에 가족을 초청할 수 있지만 인도적 체류 허가자는 없다.
이재린 레퓨지스 간사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난민들에게 미성년자 자녀들을 초청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국제 난민협약법에 따라 시리아 난민과 가족 보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에 온 지 6년이 됐다는 마흐메드(34)씨는 "7살, 2살, 6개월이 된 아이 세 명이 터키 킬레스 난민캠프에 있다"며 "해변에서 죽어있는 아일란 쿠르디(3)의 사진을 봤을 때 두고 온 아이들 걱정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내와 5명의 아이가 모두 난민캠프에 있다는 자페르(45)씨는 "난민캠프에 학교가 없어 아이들이 공부를 못한 지 오래됐다"며 "난민 자격을 인정받아 평화로운 곳에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며 정상적으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의료서비스와 한국어 교육 등 실생활에 필요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자페르씨는 "의료보험에 가입이 안 돼 병원비가 너무 비싸 병원 가는 일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라며 "보통 월급이 150만원 정도인데 한 친구는 아이를 낳는 데 200만원이나 들었다"고 탄식했다.
단체 통역 자원봉사자 강지원씨는 "난민들에게 가장 심각한 당면과제 중 하나는 언어 문제"라며 "한국어 교육을 통해 언어가 해결돼야 취업 등 모든 적응 과정이 원만히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레퓨지스 측은 추후 유엔난민기구와 협의해 법무부에 난민 권리 인정을 위한 진정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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