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테러] 김기종 제압한 이시연 "자빠뜨려야 한다"

"제압된 이후에도 '미국은 한반도 평화 위해 물러가라' 외쳐댔다"

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피습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뉴스1ⓒ News1 손형주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황라현 기자 = "당시에는 그저 '자빠뜨려야 한다'는 마음 뿐이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김기종(55)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를 제압해 더 큰 사고를 막은 이시연 통일정신문화연구원 정책실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실장은 사건이 벌어질 당시 리퍼트 대사의 옆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그는 "오전 7시30분부터 행사는 시작됐고 조찬 후 8시부터 리퍼트 대사가 강연할 예정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리퍼트 대사가 들어온 뒤 약 2,3분 후에 김씨가 불쑥 나타나 내 옆자리에 앉았다"며 "옆 자리에 앉더니 의자에 가방을 '툭'하고 놓으면서 나를 기분 나쁘게 쳐다봐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그는 "덥수룩한 수염에 개량한복을 입은 김씨는 가방을 놓은 뒤 리퍼트 대사가 있는 테이블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며 "'인사를 하려나 보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김씨가 '아아'라고 소리를 지르며 대사에게 달려 들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김씨가 이후 25㎝ 정도 되는 과도를 주머니에서 꺼내 리퍼트 대사 얼굴 주변을 찔렀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변에 있던 여러 사람들과 함께 김씨를 제압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이 실장은 바닥에 떨어져 있던 흉기를 주워 직접 테이블 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그는 "얼굴 부위를 찔린 리퍼트 대사가 손으로 흉기를 막는 과정에서 또 다시 부상을 입었다"며 "이 때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달려 들어 이씨의 입을 막고 진압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급박했던 상황에 대해 이 실장은 "진압하는 사람들의 힘이 달리는 것 같아 김씨의 뒤로 가 김씨의 다리를 잡고 넘어뜨렸다"며 "넘어진 이후에도 김씨는 '미국은 한반도 평화 위해 물러가라'는 등을 외쳐댔다"고 설명했다.

재빠른 대처로 인해 더 큰 화를 면한 것에 대해 그는 "당시에는 '자빠뜨려야 한다'는 마음 뿐이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편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세종홀에서 열린 민화협 주최 조찬강연회에 참석하던 중 테러를 당해 오전 8시쯤부터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헤드테이블에 앉아 강의를 준비하고 있던 리퍼트 대사는 25㎝ 길이의 과도를 든 김씨의 공격으로 오른쪽 얼굴 부위, 왼쪽 손목 등에 부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강북성심병원으로 옮겨졌던 리퍼트 대사는 연세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범인 김씨는 문화운동단체인 '우리마당' 대표를 맡고 있다.

김씨는 지난 2010년 7월7일 '한일 공동번영'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 시게이에 도시노리 전임 주한일본대사에게 콘크리트 조각을 던진 혐의(외국사절 폭행)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한·미 전쟁연습 규탄 등 1인 시위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006년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하자 동료 6명과 함께 본적을 경북 울릉군 독도리 38번지로 옮기고 '독도지킴이'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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