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필리핀, 코리안데스크 10곳 추가 설치"

필리핀 경찰청 굼반 총경 "한국인 보호 의지 있다"
바기오, 앙헬레스, 일로일로, 세부 등 한국인 多 지역
올해 안에 설치…한국 경찰관 증원 여부는 아직

지난 3월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국인 여대생 납치 사건 수사를 진행했던 굼반 레나토 필리핀 경찰청 반(反)납치단 총경(왼쪽)과 헬렌 델라 크루스 필리핀 경찰청 범죄수사탐지단 코리안데스크장이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필리핀 경찰은 한국인을 보호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다."

최근 우리 국민 관련 강력범죄가 증가하고 있는데 대해 필리핀 경찰청이 한국인 사건·사고를 전담하는 '코리안데스크'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한국의 선진 치안시스템을 교육받기 위해 방한한 필리핀 경찰청 반(反)납치단 소속 굼반 레나토(54) 총경과 범죄수사탐지단 코리안데스크장 헬렌 델라 크루스(41·여) 경위는 "올해 안에 바기오, 앙헬레스, 일로일로, 세부, 보라카이 등에 추가로 10개의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굼반 총경과 헬렌 경위는 해외에서 한국인이 연루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해결할 수 있게 하려고 진행 중인 '외국 경찰관 연수 프로그램'에 초청받아 입국했다.

현지 수사통으로 꼽히는 굼반 총경은 29년 재직 동안 한국인 관련 강력사건을 다수 처리한 베테랑이다. 그는 지난 3월 한국인 여대생 납치살인 사건 수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13년간 근무한 헬렌 경위는 최근 코리안데스크장에 임명됐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 위치한 경찰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난 굼반 총경은 "코리안데스크 추가 설치는 한국인 범죄와 관련해 지속적인 요청이 있어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는 현지 경찰 4명과 파견된 한국 경찰(경감) 1명으로 구성된 코리안데스크가 설치돼있다.

2012년 문을 연 필리핀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 여대생을 납치한 필리핀인을 검거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현지 경찰 1명, 한국 파견 경찰관 1명 등 총 2명이 근무를 했다. 하지만 잇단 한국인 관련 사고를 막기 위한 정부 합동조사단의 방문 이후 현지 경찰 인력이 3명 추가됐다.

한국인 관련 범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나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였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세부 막탄 섬에서 안모(70)씨와 안씨의 아내 김모(68)씨, 안씨의 딸(42)이 자신들이 운영하던 식당 안에서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주변인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달 12일에는 한국인 남성 1명이 마닐라 인근의 파라냐케시 노상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살해됐다.

또 4월6일에는 관광도시로 알려진 앙헬레스의 한 야외식당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하던 한국인 사업가가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등 올해에만 8명이 피살됐다.

이와 관련 굼반 총경은 "필리핀 거주 한국인의 범죄 예방을 위해 24시간 연락 가능한 필리핀 경찰 연락처가 기재된 책자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공항이나 주요 관광지에 필리핀 관광경찰을 배치해 안전한 택시나 차량 정보를 받도록 조치했다.

한국인과 연관된 범죄는 주로 택시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국인 여대생 납치 사건을 담당했던 굼반 레나토 필리핀 경찰청 반(反)납치단 총경이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민경석 기자

굼반 총경은 "택시를 탔을 때 차량 번호를 찍어 핸드북에 기입된 번호로 사전에 알려주면 납치됐을 경우 대처하기가 쉽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인 관련 범죄를 담당하는 한국인 파견 경찰관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굼반 총경은 "현재 한국 경찰관이 1명이기에 한국 정부에 3명 정도 요청을 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경찰 관계자는 "사건·사고 증가 추세를 보면 증원은 필요하다"면서도 "한국 경찰관이 다 다니는 것이 아니기에 한국 직원을 당장 2~3명으로 해야 한다고 절실히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어차피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 경찰이 직접적인 수사를 진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어 "신설되는 코리안데스크에 필리핀 경찰이 증원된다. 한국 경찰관 증원도 필요하다면 외교부 등과 증원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굼반 총경은 국내 교육과 관련해 "여러 장비나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 앞선 것 같다"며 "특히 사이버범죄 대응과 관련한 기술을 배울 만한 것 같다"고 전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