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충돌 아파트, 한강변이라 안개 더 잦아"

종로 관측소 한 곳서 육안 관측…"장비 도입 시급"
기상청 "지역별 가시거리 구체적 예보 어려워"

16일 오전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아파트에 LG그룹 소속 민간헬기가 충돌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사고조사반이 헬기 잔해를 살피고 있다. 이 사고로 기장 1명과 부기장 1명이 사망했다. 2013.11.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에서 발생한 헬기 추락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안개'는 이미 예상됐다.

기상청은 15일 오후 홈페이지 육상예보 요약을 통해 "서해안과 일부내륙에는 아침에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겠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사고현장 인근 홍실아파트 4동 관리인 왕모씨(66)는 "아파트 건물 반이 안 보일 정도로 사고 당시 운무가 심했다"고 증언했다.

한강 주변과 같이 대기 중 수증기가 많은 지역에서 밤 사이 기온이 내려가면 안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상청 관계자는 "안개가 생기는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다"면서도 "비교적 수증기가 많은 강변과 밤 사이 낮아진 기온 등이 강남구 일대 안개의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서울지방항공청은 인구밀집지역을 피해 강변을 항로로 정해 놓고 있다. 헬기 운항은 항상 안개로 인한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안개는 산과 건물 등 지형지물에 따라 발생 정도의 차이가 크고 발생 뒤에도 금방 사라지기 쉬어 정확한 예측이 쉽지 않다.

기상청은 현재 종로구 송월동 관측소 한 곳에서만 사람의 육안에 의존해 안개를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별로 보다 정밀하게 안개를 관측 할 수 있는 장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소방당국 등은 이날 오전 서울 도심에 짙은 안개가 끼어 시정이 좋지 않았던 점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했다.

서울지방항공청도 헬기가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항로를 이탈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그 원인으로 안개를 꼽고 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