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규탄' 서울광장 모인 촛불
노래·율동 속 문화제…보수단체 '맞불'도
주최측 서울 5만, 전국 10만명 운집 추산…경찰 2만명 집계
"그네에게 책임이 있는데 왜 이리 대답이 없을까." (노래 '어쩌다 당선된 그네' 중)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시위가 10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참여연대 등 28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시국회의는 이날 '10만 국민촛불대회'를 열고 각종 규탄발언과 노래, 율동 공연 등을 선보이는 문화제 형식의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날 시국회의 규탄 발언에서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원 개혁 등을 요구했다.
시청 앞 잔디밭에서는 연인, 친구, 가족과 함께한 시민들이 간단한 간식거리와 함께 돗자리를 펼치고 소풍 분위기를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맥주 두 캔을 사들고 서울광장을 찾은 김장연씨(38·서울 송파구)는 "오랫동안 투쟁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고 본다"며 "즐기면서 행복한 투쟁을 하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이던 5년 전 '촛불 소녀'로 교복을 입고 광화문 광장에 나왔던 온수지씨(21·여·경기 안양)와 신지원씨(21·여·서울 마포구)는 촛불집회가 매일 열리고 있는데도 언론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아 불만이라고 했다.
신씨는 "모르는 사람들도 국정원 사태를 알 수 있도록 참신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좀 더 파급력 있는 집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번 사건이 어처구니 없고 화가 나서 한번쯤 와야 할 것 같은 마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경기 의정부시에서 온 주부 이임숙씨(43·여)는 남편과 두 딸을 데리고 광장에 나왔다. 이씨는 "5년 전에도 첫째딸을 데리고 광우병 촛불 집회에 참여했었다"며 "아이들이 6살, 4살인데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노력한대로 대가가 주어지고 서민이 살기 편한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생활정치 협동조합은 서울광장 한켠에서 천막을 차리고 시민들에게 팥빙수를 나눠 줘 문전성시를 이뤘다. 전국공무원노조는 '국정원 규탄'이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인 종이컵에 아이스커피를 담아 무료로 시민들에게 나눠 줬다.
규탄 발언자로는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와 각 야당 대표들이 무대에 올랐다. 표 전 교수는 즉석에서 무반주로 노래를 불러 시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영화 '레미제라블'에 삽입된 '민중의 노래(Do you hear the people sing)'를 개사한 '촛불의 노래'를 합창했다.
경찰은 이날 민주당 당원을 포함해 약 2만여 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했고 주최 측은 서울광장에 5만여 명, 전국에 10만여 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광장 맞은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는 한국자유총연맹 등 보수단체 회원 5000여명이 집회를 열고 "여야 정치권은 길거리 투쟁으로 국민을 선동할 것이 아니라 민생 현안을 해결하는 데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부분 50·60대 이상인 참가자들은 주최측이 섭외한 트로트 가수의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구호를 외치며 '종북세력을 척결하자'고 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광장 주변과 세종로, 을지로 등 일대에 113개 중대 9040명과 여경 1개 부대 80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집회는 충돌없이 9시30분께 마무리됐다.
hm334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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