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시댁서 차별" 화냈더니, 고속도 휴게소에 아내 두고 간 남편…이혼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 뉴스1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명절마다 시댁 식구들에게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아내가 남편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가 휴게소에 홀로 남겨진 사연이 전해졌다.

22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는 최근 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 포기 각서의 법적 효력이 쟁점이 된 한 부부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아내는 오랜 공부 끝에 늦은 나이에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결혼 후 처음 맞은 명절, 시댁에서 식사를 준비하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다른 가족들의 자리에는 은수저가 놓여 있었지만 아내의 자리에는 나무젓가락이 놓여 있었던 것.

아내는 처음에는 단순한 실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두 번째 명절에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식사가 끝난 뒤 가족들이 거실에서 TV를 보는 동안 설거지는 늘 아내의 몫이었다.

세 번째 명절에도 나무젓가락이 놓이자 결국 아내는 귀가하는 차 안에서 남편에게 "나는 이 집에서 뭐냐"고 따졌다.

그러자 남편은 "그냥 다 그러고 사니까 유난 떨지 마라"고 말했다

부부의 갈등은 휴게소에서 폭발했다. 아내가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남편이 아내를 남겨둔 채 혼자 떠나버린 것이다.

며칠 뒤 남편은 아내에게 종이를 내밀었다. 앞으로 명절에는 반드시 시댁에 가고 이를 어길 경우 이혼에 동의하며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였다.

아내는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각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시댁에 가지 않자 남편은 해당 각서를 첨부해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이혼 과정에서 남편은 아내가 이미 재산분할 포기 각서를 작성했다며 재산분할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인섭 변호사는 혼인 중 작성한 재산분할 포기 각서의 법적 효력에 대해 "재산분할은 이혼했을 때 발생하는 권리다.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없는데 발생하지도 않은 권리를 미리 포기하겠다고 하는 것은 무효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산분할을 포기하겠다고 서명하고 공증까지 했다고 하더라도 아직 발생하지 않은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효"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당 사연의 아내는 이혼 소송 과정에서 반소를 제기해 재산분할을 청구했고, 혼인 기간이 짧아 많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었다.

아내가 시댁에서 받은 대우가 이혼 사유에 해당하는지도 쟁점이 됐다.

조 변호사는 "민법 제840조에는 배우자 또는 그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를 이혼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무젓가락을 사용하게 한 것만으로는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매번 혼자 설거지를 하는 것 역시 부당한 대우이기는 하지만 법에서 말하는 '심히' 부당한 대우인지 여부는 구체적인 상황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남편이 아내를 휴게소에 두고 떠난 행동에 대해서는 "그건 부당한 대우"라며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부부는 이혼하게 됐으며 아내는 재산분할도 정상적으로 인정받았다. 남편은 각서뿐 아니라 아내가 자기 재산 형성에 기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는 재산분할을 인정했다.

조 변호사는 "재산분할에서는 혼인 기간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과 각자의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며 해당 사연처럼 아내가 가사와 육아를 담당한 경우 역시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