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1년 쓰고 복직 일주일 만에 퇴사한 워킹맘…"제가 먹튀인가요"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한 뒤 복직한 워킹맘이 일주일 만에 퇴사를 결정했다가 동료에게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행동"이라는 지적을 받았다며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30대 중반 직장인이라고 밝힌 작성자 A 씨는 지난해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한 뒤 최근 회사에 복직 후 겪게 된 일화를 전했다.
A 씨는 복직 시기에 맞춰 육아와 관련한 여러 계획을 세워뒀다. 그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이 돌봄 문제였다. A 씨는 출퇴근 시간 동안 친정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기로 했지만, 갑자기 친정어머니가 편찮아지면서 아이를 맡길 곳이 사라졌다. 신청해 놓은 어린이집 역시 아직 대기 순번이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복직 전 퇴사를 고민했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일단 복직을 결정했다. '육아휴직 사후지급금' 때문이었다. 그는 "복직 후 6개월을 근무해야 정부에서 주는 그 돈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고, 현재 집 상황에 그건 정말 큰돈이었기 때문에 눈 딱 감고 일단 복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복직 첫날부터 팀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A 씨는 "내가 1년간 육아휴직을 한 기간 내 업무는 고스란히 팀 동료 B 씨가 맡고 있었고, 내 얼굴을 보자마자 한숨을 푹 쉬더라. 정말 죽을 맛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A 씨는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내심 서운했다. 그는 "회사가 사람을 더 뽑아줬어야지 왜 동료에게 짐을 지우고 저한테 눈치를 주나 싶었다"며 "하지만 복직하고 일주일 정도 지내보니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아이는 어린이집도 못 가고 집에서 울고 있고 퇴근하고 돌아오면 집안일과 육아에 치여 다음 날 출근할 기운조차 없었다"고 토로했다.
결국 A 씨는 복직 일주일 만에 퇴사를 결심했다.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한 그날, 곧바로 팀장의 호출이 이어졌다.
팀장은 "A 씨가 복직한다고 해서 업무 분장을 다시 짜고 B 대리한테 이제 좀 쉴 수 있다고 희망 고문했는데 일주일 만에 나가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고 나무랐다.
육아휴직 기간 A 씨의 업무를 맡았다는 B 씨 역시 단체 대화방에서 "그동안 내 고생은 안중에도 없고 본인 편의대로 복직했다가 런(run) 하는 게 사회생활 하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는 아니지 않냐"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A 씨는 "내 입장에선 법적으로 보장된 휴직을 썼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퇴사하는 건데 이게 그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싶다"며 "회사가 저를 위해 아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준 것도 아니지 않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는 제가 너무 이기적이었고 동료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며 "제가 정말 동료를 배신한 '먹튀'인 건가. 아니면 그냥 내 삶과 아이를 선택한 당연한 결정인 건가. 당연히 이런 일은 처음이라 너무 혼란스럽다"고 의견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자기 자신만 생각하면 된다. 당연히 주어진 권리이고 그거에 대한 책임은 회사에서 져야 할 부분이다. 충원하지 않았던 회사가 잘못한 것이다", "회사 사정이라는 게 있고 어떻게 사회생활이 꼭 1+1=2가 될 수 있겠나", "팀 동료가 서운한 것도 팀장이 화가 나는 것도 너무 당연하다", "권리와 현실은 좀 다르다", "회사 책임도 A 씨 책임도 있어 보인다"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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