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안 달라고 할게"…이혼 앞두고 냉동 배아 이식하겠다는 아내 시끌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이혼을 앞둔 부부가 보관 중인 냉동 배아를 두고 갈등을 빚는 사연이 소개됐다. 아내는 이혼 후에도 냉동 배아를 이식해 아이를 낳겠다는 입장이지만, 남편은 자신의 동의 없이 출산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30일 양나래 변호사 유튜브 채널에는 '이혼 후에도 냉동 배아 이식, 남편 동의 필요할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결혼 3년 차인 부부는 자녀가 없는 상태로 약 1년 6개월 동안 시험관 시술을 준비해 왔다. 자연임신을 6개월가량 시도했지만 임신이 쉽지 않았고 병원에서는 부부의 나이를 고려해 시험관 시술을 권유했다.

두 사람은 함께 몸을 관리하며 시술을 진행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반복되는 시술과 호르몬 치료 등으로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커지면서 부부 사이 갈등도 깊어졌다.

결국 두 사람은 "아이를 갖더라도 행복하게 살기 어려울 것 같다"며 이혼에 뜻을 모았다.

재산분할 등 이혼에 따른 문제는 비교적 수월하게 정리됐지만 냉동 배아가 갈등의 불씨가 됐다.

아내는 현재 보관 중인 냉동 배아 3개를 이혼하더라도 이식하겠다고 밝혔다. 난자 채취 과정이 어려웠고 앞으로 다시 채취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 만큼 배아를 포기하면 아이를 가질 기회를 영영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내는 남편에게 "이식해서 임신하더라도 내가 알아서 출산하고 키우겠다"며 남편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남편은 반발했다. 이혼하기로 한 상황에서 자신의 동의 없이 아이를 갖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특히 아이가 태어나면 결국 자신이 법적으로 아버지가 돼 양육비 등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양 변호사는 냉동 배아의 이식 과정에서 남편의 동의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냉동 배아를 만들 때뿐만 아니라 실제 이식 과정에서도 부부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병원에 따라 한 차례 동의한 내용을 이후 이식에도 적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자 의사가 바뀌었다면 이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변호사는 과거 판례를 언급했다. 한 부부는 함께 냉동 배아를 만들었고 첫 번째 배아이식에도 남편의 동의가 있었다. 이후 이식이 실패한 뒤 부부는 이혼 절차에 들어갔다. 아내는 아이를 낳고 싶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별도로 알리지 않은 채 남아 있던 배아를 이식했고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다.

이에 남편은 자신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배아를 이식한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병원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남편이 과거 배아 이식에 동의한 사실이 있었고 이후 병원에 명시적으로 동의를 철회한 사실이 없었던 만큼 병원 입장에서는 이후 이식에도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가 있었다는 취지였다.

양 변호사는 "정말로 원치 않는다면 지금 빨리 명시적으로 병원에 '저는 더 이상 동의하지 않는다. 아내가 이식을 원해도 이식하지 말아달라'고 의사 전달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남편의 동의 없이 배아가 이식돼 아이가 태어날 경우에 대해 아이의 생부가 남편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서 아이가 태어나면 남편은 법적으로 아버지로서 양육비 지급 등 부양 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망할 경우 아이에게 상속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