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이 지소연에게 "생리하나봐"…선수협 "인권 침해이자 끔찍한 만행"

WK리그 경기서 심판이 지소연에게 논란의 발언
"심판 퇴출하고 중징계 내려야"

지소연 2026.5.20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사단법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최근 WK리그 경기 도중 불거진 심판의 지소연 회장에 대한 성희롱 발언 사태에 대해, 대한축구협회와 한국여자축구연맹의 즉각적이고 엄중한 대처를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 2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 위민과 서울시청의 2026 WK리그 경기에서는 전반 30분쯤 지소연이 배선영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 경기가 약 4분간 중단됐다.

수원FC 구단과 축구계에 따르면 지소연은 경기 중 "얘가 초반부터 예민하다. 생리하나 봐"라는 취지의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지소연은 해당 발언을 직접 들은 뒤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심판에게 경고를 받았다.

처음에는 해당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던 배 주심은 이후 입장을 번복, '실언'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끼리 한 말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 관계자는 <뉴스1>에 "주심이 생리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고, 생리를 의미하는 은어인 걸스데이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해당 단어를 직접 사용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논란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해당 표현이 당시 경기에서 '생리'를 의미하는 취지로 사용됐고, 선수의 판정 항의를 성적인 관점에서 봤다는 것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선수협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판정 시비가 아닌 그라운드 위에서 벌어진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심판의 권력 남용'으로 규정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근호 선수협 회장은 "선수를 가장 가까이서 보호해야 할 심판이 도리어 양 팀 선수들 모두가 듣는 앞에서 특정 선수에게 씻을 수 없는 수치심을 안기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카드를 무기 삼아 권력을 휘두른 행태는 전 세계 어느 프로 리그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끔찍한 만행"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훈기 사무총장 역시 "상대 팀 서울시청 선수들조차 심판 입에서 나온 믿기 힘든 성희롱 발언을 똑똑히 듣고 깜짝 놀라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제2·제3의 지소연 사태가 언제든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라운드 위에서 뛰는 선수들의 절박한 호소"라고 전했다.

선수협은 곪아 터진 심판 시스템의 전면적인 쇄신과 선수 보호를 위해 대한축구협회에 즉각적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면서 "문제투성이인 현재의 무자격 대행 체제를 당장 멈추고, 외부의 간섭이나 인맥이 배제된 완전히 새롭고 투명한 방식의 심판 배정 기구가 새롭게 출범해야 한다. 성희롱 심판을 당장 그라운드에서 퇴출하고, 축구협회 차원을 넘어 대한체육회 스포츠 공정위원회에 즉각 회부해 최고 수위의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선수협은 FIFPRO와 긴밀히 공조,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관련 사항을 공유할 예정이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