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친 현직경찰, 아내 자수 시켜 '알코올 희석' 시간 벌었다

JTBC '사건반장'
JTBC '사건반장'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아내와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현직 경찰관이 적발됐다.

3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1시께 광주 북구의 한 도로에서 퇴근 중이던 A 씨의 차량을 승용차 한 대가 들이받은 뒤 달아났다.

당시 1차로를 달리던 A 씨의 뒤쪽에서 빠른 속도로 접근해 추월해 온 차량은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켠 상태에서 갑자기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A 씨 차량 들이받았다.

가해 차량은 사고 직후 잠시 멈추는 듯했지만 이후 반대 차선으로 역주행하며 그대로 현장에서 도주하기 시작했다.

음주 운전을 의심한 A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이틀 뒤 한 여성이 A 씨에게 전화해 자신이 사고 당시 차량을 운전했다면서 "금액은 서운하지 않게 해드리려고 한다"고 급히 합의를 시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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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 역시 처음에는 여성의 말을 믿었지만 이후 가해자 측 변호사로부터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됐다. 변호사는 실제 운전자가 여성의 남편이라며 당시 술도 마신 상태였다는 취지로 A 씨에게 설명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여성은 사고 당일 출발지와 이동 경로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특히 CCTV에는 여성이 아닌 한 남성이 운전석에 탑승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여성의 남편 B 씨가 자신이 실제 운전자였다고 인정하면서 "맥주 한두 잔 정도를 마셨다"고 음주 사실을 자백했다.

특히 B 씨는 광주 북부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관이었다. A 씨는 관련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B 씨가 경찰관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뿐만 아니라 B 씨가 아내를 운전자로 내세우며 시간을 끄는 사이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골든타임마저 지나버렸다. 이 때문에 음주 운전은 물론 위험운전치상 혐의 적용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건은 광주 서부경찰서로 이관됐으며 B 씨는 사고 후 미조치와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지난 11일 B 씨를 직위해제 한 뒤 대기발령 조치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