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PICK]후지산 밤하늘 가르며 ‘별비’가 내렸다
한여름 밤 수놓은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의 장관
후지산부터 구병산까지…밤하늘에 쏟아진 별똥별
- 박지혜 기자,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박지혜 최지환 기자 = 한여름의 끝자락, 밤하늘에 수많은 별과 함께 ‘별비’가 쏟아졌다.
지난 13일 새벽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시 후모톳파라 캠핑장. 낮 동안 캠핑장을 가득 채웠던 사람들의 움직임이 잦아들고 텐트 불빛만 드문드문 남은 시간, 구름이 걷힌 후지산 위로 수많은 별이 모습을 드러냈다.
별똥별은 예고 없이 나타났다. 한참을 기다리다 보면 어느 순간 유성 하나가 칠흑 같은 밤하늘을 가르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잠시 뒤 또 다른 유성이 긴 궤적을 남겼다. 어둠 속 후지산과 산자락에 자리 잡은 텐트, 그 위로 별과 유성이 어우러지며 평소 보기 힘든 풍경이 펼쳐졌다.
같은 날 충북 보은군 구병산에서도 별똥별이 관측됐다. 별이 가득한 밤하늘 사이로 유성이 잇따라 빛의 궤적을 그리며 산 능선 위를 수놓았다. 한국과 일본에서 같은 날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가 밤하늘을 밝혔다.
이날 관측된 별똥별은 여름철 대표적인 천문 현상인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다. 매년 7월 중순부터 8월 하순 사이 나타나며, 올해는 지난 13일 새벽 극대기를 맞았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지구가 스위프트-터틀 혜성이 지나가며 남긴 먼지 궤도를 통과하면서 발생한다. 혜성이 남긴 작은 먼지와 부스러기가 빠른 속도로 지구 대기와 충돌해 빛을 내는 현상으로, 유성들이 페르세우스자리 방향에서 뻗어 나오는 것처럼 보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날로부터 열흘이 흘렀다.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處暑)도 지나고, 여름은 어느덧 끝자락에 접어들었다. ‘처서 매직’이 무색하게 한낮의 무더위는 여전하지만, 조금씩 길어지는 밤은 가을이 멀지 않았음을 알리고 있다.
눈앞에 나타난 별똥별은 불과 몇 초 만에 사라진다. 언제 떨어질지 몰라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기다렸던 시간이 훨씬 길었다. 그렇게 기다린 끝에 후지산과 구병산의 밤하늘을 가른 찰나의 빛은 사진 속에 남았다.
아직 더위는 가시지 않았지만 여름도 이제 막바지다. 지나가는 여름이 밤하늘에 남긴 ‘별비’를 사진으로 만나본다.
pjh25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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