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들렀다 마장동 왔어요"…외국인 관광객 사로잡은 '축산물시장'

유튜브·숏폼 영상 보고 방문…한우 구매부터 식사까지
"고르고 굽고 먹는 과정 자체가 재미…인지도 높여야"

21일 서울 성동구 마장축산물시장에서 마카오에서 온 제이든 일행이 고기를 구입하고 있다. 2026.08.21 ⓒ 뉴스1 권대옥 수습 기자

(서울=뉴스1) 강서연 기자 권대옥 수습기자 = 서울 성동구 마장축산물시장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새로운 관광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특유의 풍경과 한국의 식문화를 경험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찾은 마장축산물시장에는 정육점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었다. 평일 오전이라 시장 전체가 붐비지는 않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지나갈 때면 호객하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곳곳에서는 캐리어를 끌거나 올리브영 쇼핑백을 든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고기를 구입한 관광객들은 상인의 안내를 받아 식당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유튜브·SNS·친구 추천으로"…마장시장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마카오에서 온 제이든(44)도 이날 일행과 함께 고기를 사고 있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시장을 알게 됐다며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 식사를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오전에는 성수동에 갔고 주로 명동에서 시간을 보냈다"면서 시장 분위기에 대해 "멋지고 독특하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온 왕 모 씨(37·여)도 성수동을 둘러본 뒤 마장동을 찾았다. 그는 "유튜브에서 인기가 있다고 해서 왔다"며 "고기를 살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신기하기는 하다"고 했다.

홍콩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위엔(29·여)은 "친구가 추천해 줘서 왔는데 처음 봤을 때 '가게들이 엄청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매운 음식 등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데 이곳도 마음에 든다"고 웃으며 말했다.

필리핀에서 온 36살 동갑내기 리사·사라·산다 일행은 페이스북과 숏폼 영상을 통해 시장을 알게 됐다며 "질 좋은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필리핀에도 비슷한 분위기의 시장은 있지만 고기를 고른 뒤 식당으로 올라가 구워 먹는 방식은 없는 것 같다고도 했다.

21일 서울 성동구 마장축산물시장에서 만난 리사(36·여·필리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본 마장축산물시장 관련 게시물을 보여주고 있다. 2026.08.21 ⓒ 뉴스1 강서연 기자
위챗페이·일본어 응대까지…외국인 맞이 나선 마장시장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성한우'의 권혁균 팀장은 "외국인들이 유튜브 등을 보고 많이 찾아온다"며 "마장동에 오면 한우를 직접 접할 수 있고 고기 손질도 깔끔하게 한다는 점 등이 인기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찾다 보니 위챗페이도 받고 있다"며 "저희 가게는 외국인 손님이 훨씬 많다"고 했다.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는 '고기친구'의 강주영 사장은 "지금은 일본 연휴가 끝나 관광객이 많이 줄긴 했지만, 외국인 손님이 한국인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어 응대가 가능한 직원이 있는 데다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가게가 알려진 점도 관광객 유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일본인 응대 직원 김 모 씨는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상차림비를 일본어로 '세키료'(자릿값)라고 설명한다고 했다. 그는 "상차림비가 일본에는 없는 문화다 보니 오히려 재미있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시장 내 상점 '우하라'를 운영하는 손의채 대표(67)는 중국어와 일본어 등으로 된 안내문도 구비해 뒀다. 손 대표는 "가족 단위로 중국·홍콩·싱가포르·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온다"며 관광 코스에 시장이 포함돼 관광객들이 직접 상점을 찾아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마장축산물시장 관계자는 전체 방문객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이 약 20% 정도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중국 국적 관광객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일본 등 국적의 관광객도 시장을 찾는 것으로 봤다.

서울 성동구 마장축산물시장 내 상점 '우하라'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구비해 둔 중국어·일본어 안내문. 2026.08.21 ⓒ 뉴스1 강서연 기자
"보고 즐기는 관광 넘어 SNS 공유까지…홍보·마케팅 더 필요"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해외여행을 가면,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가고 현재를 보려면 시장에 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시장에서 현지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맞물리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장축산물시장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광장시장처럼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지는 않은 만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홍보와 마케팅이 더 필요하다"며 외국어 안내와 결제 시스템 확충 등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수용 태세를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