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폭염 온몸으로 버틴 동물들…포해피니스 "이사 도와주세요"
7년 된 야외 쉼터 한계…해피빈 펀딩 진행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7년 동안 보호동물들의 보금자리가 돼 온 쉼터가 갈수록 거세지는 폭우와 폭염 앞에서 결국 이사를 결정했다. 쉼터에 남은 동물 대부분이 노령기에 접어들어 야외 견사 중심의 현재 시설로는 더 이상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3일 동물보호단체 포해피니스는 최근 7년간 운영해 온 쉼터를 떠나 실내 생활이 가능한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이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쉼터의 임대 종료 시점은 2027년 6월이다.
포해피니스에 따르면 단체는 지난 2019년 폐쇄 위기에 놓였던 한 유기동물보호소를 당시 봉사자들이 직접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봉사자들은 처음에는 보호소가 비교적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았지만, 이후 대형견들이 열악한 공간에 방치돼 있는 등 관리 실태와 운영상의 문제를 확인했다. 결국 보호소를 직접 인수해 남겨진 동물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이후 365일 봉사를 이어가며 시설을 정비하고 입양을 추진했다. 지난 7년간 이곳을 거쳐 130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하지만 쉼터의 구조적인 한계는 계속 남아 있었다. 특히 중·대형견들이 지내는 공간은 대부분 야외에 있어 날씨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
여름이면 견사 지붕과 그늘막에 의지해 폭염을 견뎌야 하고 장마철 집중호우 때는 견사 안까지 물이 들어오는 상황도 발생했다. 쥐나 뱀 등 외부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겨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추위를 막기 위해 견사를 비닐 등으로 감싸도 물그릇이 얼어붙기 일쑤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잦은 집중호우는 이 같은 문제를 더욱 뚜렷하게 드러냈다. 쉼터 측은 그동안 저렴한 임대료와 접근성 때문에 현재 공간을 유지해 왔지만 기상이변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노령 동물들이 계속 야외생활하기에는 위험이 너무 커졌다고 판단했다.
이소정 포해피니스 공동대표는 "7번의 여름과 겨울을 보내면서 그동안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 동물들을 지켜보자는 마음으로 버텨왔다"며 "하지만 올해처럼 심한 폭염과 폭우를 겪고 나니 이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동물들 대부분 나이가 많아 예전처럼 더위와 추위를 버텨내기 어렵다"며 "무리를 해서라도 실내에서 지낼 수 있는 곳으로 옮겨야겠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사를 더 미룰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동물들의 고령화다.
현재 쉼터에는 개와 고양이 등 60여 마리가 생활하고 있다. 이 가운데 70% 이상이 10살을 넘겼다. 나이가 들면서 관절이나 심장, 호흡기 질환 등으로 치료가 필요한 동물도 늘고 있다.
최근 5개월간 발생한 병원비만 약 3000만원에 달한다. 매달 들어오는 후원금 상당 부분이 진료와 치료에 쓰이는 상황에서 새로운 쉼터의 보증금과 월세, 시설 조성 비용까지 마련해야 하는 만큼 기존 봉사자와 후원자들만으로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포해피니스는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펀딩을 진행하며 시민들의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펀딩 리워드인 '럭키박스'에는 네잎클로버 펜던트가 달린 써지컬 스틸 소재 팔찌를 비롯해 보호동물들의 모습이 담긴 굿즈가 담긴다. 펀딩은 오는 18일까지 진행된다.
포해피니스는 펀딩과 후원을 통해 동물들이 폭염과 한파, 폭우를 피해 보다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소정 공동대표는 "그동안 동물들의 불행이나 아픈 모습보다는 구조된 뒤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밝은 일상을 주로 전해왔다"며 "하지만 지금은 동무들이 남은 시간을 조금이라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더 많은 분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7년 동안 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의 힘으로 쉼터를 지켜왔듯 이번에도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이사 프로젝트에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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