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전' 폐막제 장소 이전 논의에 학생들 반발…연서명도 등장
학교는 안전 우려 등 제기…학생들 '전통성 지켜야'
-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2000년대부터 이어져 온 고려대학교 인근 대학로 '참살이길' 폐막제를 교내 광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논의되며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학교 측은 안전 우려와 비용 부담 등의 이유를 들고 있지만, 학생들은 전통을 보존해야 한다고 말한다.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고려대는 학생들에게 10월 진행 예정인 2026 정기고연전 폐막제 위치를 기존 서울 성북구 고려대로24길 일대(참살이길)에서 교내 '민주광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고연전이 종료된 뒤 '기차놀이' 등 길거리 응원은 그간 참살이길에서 진행돼 왔다. 고려대 인근 대학로인 참살이길엔 식당과 술집 등이 밀집해 있다. 고려대 교우회는 참살이길 가게에 선결제하는 방식으로 학생들 대상 '무료 주점'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올해부터는 이러한 참살이길 뒤풀이를 교내 광장으로 이동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의 설명에 따르면 학교는 안전 관리와 버스 우회에 따른 비용 문제 등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성북구청의 안전관리 기준 강화에 따라 도로점용 허가 여부가 불확실해졌고 시내버스 우회와 안전 인력 배치 등을 위한 재정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또 소음 민원과 도로 통제로 인해 인근 거주 차량과 배달 오토바이 등의 진입이 어렵다는 민원이 늘고 있다는 점도 거론된 것으로 파악됐다.
고려대는 지난해 참살이길 안전관리와 관련해 약 8000명 수준의 인파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소방·구청 등 유관기관과 전문 경비인력 등을 동원해 구간별 안전 요원을 배치한 바 있다.
폐막제가 진행되던 당일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는 참살이길 중심 도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인근 도로는 일방통행으로 운영하는 등의 교통통제도 이뤄졌다.
다만 학생들은 '고려대의 전통을 없애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고려대 총학생회 비대위가 학생 7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학생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 90.1%는 현행대로 참살이길에서 폐막제를 운영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총학생회 비대위 또한 대자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문제를 지우려 하는가'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장소 이전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내 광장에서 공식 뒤풀이 행사가 진행되더라도 인근 대학가와 참살이길로 이동해 뒤풀이를 즐기려는 인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안전 문제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지민 고려대 총학생회 중앙비대위원장은 "(장소를 이전할 경우) 참살이길에 교통 통제가 이뤄지지 않고 안전 인력 배치가 없다면 통제에 있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교통사고 등 안전사고 우려가 더 커진다"고 말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이미 여러 차례 학교와 면담을 진행하며 이에 대해 얘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는 면들이 있다"고 했다. 관련해 학생들은 이날까지 연서명을 모집해 학교에 전달할 예정이다.
다만 고려대 측은 폐막제 장소 이전에 대해 정해진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학교 관련 부서 및 교우회, 학생 대표기구와 협의를 진행 중인 단계"라며 "지금으로선 결정된 내용이 없고 논의 중인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는 것"이라며 "학교는 이를 바탕으로 행사 규모에 맞는 안전관리 인력을 배치하고 출입 동선과 비상통로를 충분히 확보하는 등 관계 부서와 함께 안전관리 계획을 면밀히 수립할 예정"이라고 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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