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월급은 내가 줘"…낙엽 안 치웠다고 70대 경비원 폭행한 입주민[영상]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아파트 경비원이 낙엽을 치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주민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를 입은 70대 경비원은 뇌진탕 진단을 받았지만 재계약이 불발될까 우려해 가족에게조차 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2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 중인 70대 경비원 A 씨는 지난 5월 근무 동을 옮긴 지 한 달쯤 지난 시점에 80대 입주민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
A 씨는 "오전 조회를 마치고 청소와 외곽 순찰을 끝낸 뒤 경비실에 앉아 있었는데 한 입주민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 다짜고짜 고함을 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도 안 하고 경비실을 비워두고 어디 갔냐고 하길래 '청소도 했고 순찰을 다녀왔다'고 설명했더니 바닥에 떨어진 작은 낙엽을 가리키며 '저것도 안 치웠잖아'라고 화를 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눈을 빼버리겠다' '네 월급은 내가 준다'는 등의 폭언을 퍼부었고 얼굴을 손바닥으로 여러 차례 밀친 뒤 가슴을 강하게 밀어 넘어뜨렸다"며 "머리를 바닥에 부딪혀 다쳤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 사고로 손목과 엉덩이 등에 멍이 들었고 병원에서 뇌진탕 진단까지 받았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상황은 일단 마무리됐다.
이후 A 씨는 아파트 게시판에 '이래도 됩니까? 주민이 경비원을 폭행했습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붙였다.
호소문에는 "경비원도 사람이다. 인권이 있고 인격이 있다", "한 가정의 가장이며 남편이고 아버지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며 "정의가 살아 있고 양심이 숨 쉬는 사회가 되도록 경비원의 호소를 들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글은 입주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고 일부 주민들은 A 씨를 돕기 위해 탄원서까지 작성했다.
탄원서에는 "아파트 주민으로서 비상식적이고 비도덕적인 갑질 주민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수치스럽다", "폭행을 당한 경비원은 항상 웃는 얼굴로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일해왔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건 발생 약 일주일 뒤 가해 입주민은 다시 A 씨를 찾아왔다.
A 씨는 "멀리서 큰소리로 '내가 사과해'라고 하더니 사과하는 태도가 아니라고 말하자 '사과를 하면 받아야지. 어디 똑바로 쳐다봐'라며 또다시 제 가슴을 밀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람은 이전에도 경비원들에게 청소를 트집 잡거나 '경비원을 잘라버리라'고 관리사무소에 요구하는 등 갑질을 반복했다고 들었다"며 "경비원을 인격체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푸는 대상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사건 이후에도 일을 쉬지 못했다. 그는 "머리를 다쳤으니 쉬라는 말도 들었지만 내가 누워 있으면 아내와 자식들이 알게 된다"며 "나만 참고 견디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 지금까지 가족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A 씨는 오는 12월 계약 연장을 앞두고 있어 신상이 알려질 경우 재계약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꺼려왔다.
현재 해당 사건은 단순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가해 입주민 측은 치매를 앓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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