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메가' 화석연료 조달 땐 6.8억톤 배출…발전감축 최대 14년 지연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 간 전력수요 유발 시나리오별 온실가스 배출량 연도별 추이(녹색전환연구소 제공) ⓒ 뉴스1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 간 전력수요 유발 시나리오별 온실가스 배출량 연도별 추이(녹색전환연구소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정부의 반도체·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중심 '3대 메가프로젝트'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경로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핵심은 추가 전력수요다. 대규모 산업 투자를 어떤 전원으로 돌리느냐에 따라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수억 톤 단위로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기후·환경 싱크탱크 녹색전환연구소가 공개한 '24.7GW 메가프로젝트 온실가스 배출 및 NDC 영향 분석'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18.4GW와 메모리 반도체 팹 6.3GW를 합친 메가프로젝트는 2035년부터 연간 169.5TWh의 추가 전력수요를 유발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예측한 2035년 국가 전체 전력소비량 697.6TWh의 24.3%다. 2025년 실제 발전량 595.6TWh와 비교하면 28.5%에 해당한다. 세부적으로는 AI 데이터센터가 120.9TWh, 반도체 팹이 48.6TWh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이 전력수요가 기존 국가 에너지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대규모 전력수요를 현재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해 수정·보완하기로 했다.

연구소는 추가 전력 조달 방식을 3개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했다. 전력의 7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재생에너지 중심 시나리오에서는 2035년 추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643만 톤 수준으로 억제됐다.

기존 전력망을 통해 조달하고 전력믹스가 국가 감축목표에 맞춰 개선된다고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는 2035년 연간 2145만 톤, 2040년까지 누적 2억 4683만 톤이 추가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35년 발전 부문 목표 배출량 상한의 24.3%를 잠식하는 규모다.

화석연료 중심 조달을 가정하면 배출량은 더 커진다. 무탄소전원 20%, 화석연료 80%로 전력을 조달하는 경우 2035년 추가 배출량은 6166만 톤으로 뛰었다. 재생에너지 중심 시나리오보다 9.6배 많다.

2040년까지 전력 부문 누적 배출량은 약 6억 3240만 톤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반도체 공정에서 나오는 불소계 온실가스 직접배출까지 더하면 누적 배출량은 6억 7903만 톤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24년 한국 연간 온실가스 총배출량 잠정치에 맞먹는 규모다.

반도체 팹의 직접배출도 별도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서남권 반도체 팹 6.3GW에서는 육불화황 등 공정가스가 배출된다. 연구소는 저감기술로 배출 원단위가 매년 2% 낮아진다고 가정해도 2035년 산업 부문 직접배출이 연 445만 톤에 이를 것으로 봤다. 2026년부터 2040년까지 누적 직접배출량은 4663만 톤으로 추산됐다.

전력 조달 방식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 시점에도 영향을 준다. 연구소는 기존 계통 조달 시 발전 부문 감축목표 달성이 4년, 화석연료 중심 조달 시 14년 늦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가프로젝트 추가 배출을 흡수하면서 목표를 지키려면 발전 부문 감축률을 2018년 대비 68.8%가 아니라 76.4%까지 높여야 한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추가 전력수요를 전량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연구소는 169.5TWh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려면 태양광 129.0GW 또는 해상풍력 64.5GW가 새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에 필적하거나 넘어서는 규모다.

신규 원전은 초기 수요 대응 수단으로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메가프로젝트는 2029년부터 순차 가동되지만, 원전은 착공부터 상업운전까지 통상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초기 전력수요를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 송전망, 수요관리로 얼마나 대응하느냐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결국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를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면 전력 공급이 필요하지만, 그 전력이 LNG·석탄 중심이면 국가 감축목표와 충돌하기에 쟁점은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 여부가 아니라, 어떤 전력으로 얼마나 빠르게 돌릴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