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가야지' 혐오 표현인지 몰랐다"…배재고 경위서 공개에 비판 봇물

"하필 광주 경기에서 외쳐놓고 모른다는 건 말도 안 돼" 지적
"사과한 것도 징계 피하기 위한 거짓 행동으로 보여" 맹비난

서울시교육청은 9일부터 배재고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역사·인권 교육과 차별·혐오 표현 방지 교육을 실시한다. 배재고 야구부는 지난달 29일 경기 중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를 외쳐 물의를 빚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정문의 모습. 2026.7.9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스벅 가야지' 혐오 표현인지 몰랐다?진심으로 사과한 것도 아니었네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로 논란을 빚은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해당 표현이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의미인 줄 몰랐다"는 취지의 경위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져 잠잠해지고 있는 논란에 다시 기름을 부었다.

9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배재고 야구부 학생 선수 36명의 경위서에는 '스타벅스', '탱크데이' 등의 응원 구호가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하는 표현인 줄 몰랐다는 내용이 담겼다.

'스타벅스 가야지'를 선창한 A 군은 경위서에서 "오직 팀 분위기만 생각했고 광주를 비하하려는 마음은 절대로 없었다"며 "문득 광주 스타벅스 논란이 생각나 응원하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경기가 끝난 뒤 큰 잘못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광주 시민과 학교 관계자들에게 큰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탱크데이'를 외친 B 군은 "스타벅스에서 탱크데이 이벤트를 했던 것이 기억났다"며 "5·18과 관련이 있는지 몰랐고 스타벅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대를 비하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반성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의 경위서에는 해당 표현의 의미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 배재고 학생은 "'스타벅스 빵야'라는 구호가 나오길래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5·18 광주와 관련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 역시 "A 군에게 '이건 아니지, 하지 마'라고 말하며 응원을 만류했다"고 적었다.

경위서 내용이 공개되자 시민들은 "모르고 했다는 해명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스타벅스 논란으로 언론과 SNS가 며칠 동안 떠들썩했는데 연관성을 몰랐다는 걸 누가 납득하겠나? 광주제일고와 경기하면서 하필 그 구호를 외쳤는데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차라리 생각이 짧았다고 인정했으면 진정성 있는 사과로 마무리됐을 일을 끝까지 변명과 핑계로 망치냐"며 "지금 이 한마디 때문에 광주제일고와 5·18 민주묘지를 찾아 사과한 것도 진심이 아니라 징계를 피하기 위한 행동처럼 보인다"고 날을 세웠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