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안 받고, 양육비 안 주기로 했는데…전남편 9년 뒤 "다 달라" 소송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오른 남편과 이혼하면서 재산분할까지 포기하고 양육비도 받지 않기로 합의했던 여성이 9년 만에 전남편으로부터 과거 양육비를 청구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3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하는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는 "전 남편은 건설자재 유통 사업을 했는데 아이가 네 살이 될 무렵 사업이 크게 기울면서 빚더미에 앉았다"며 "빚 독촉이 이어질수록 남편은 스트레스를 저에게 폭언으로 풀었고 저 역시 3교대 근무에 지쳐 결국 협의이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당시 아이는 네 살이었다. A 씨는 "중환자실 3교대 근무를 하면서 혼자 육아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남편은 사실상 일을 쉬고 있어 아이를 키우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조건이 있었다. A 씨는 남편의 막대한 빚을 고려해 재산분할을 포기했고 남편은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혼 후에도 A 씨는 교대근무 틈틈이 아이를 만나며 지냈다. 하지만 9년이 흐른 뒤 상황은 달라졌다.
A 씨는 "얼마 전 전 남편이 소장을 보내와 지난 9년 치 과거 양육비를 한꺼번에 달라고 했다"며 "재산분할까지 포기하면서 양육비를 받지 않기로 했는데 이제 와서 약속을 뒤집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에도 과거 양육비를 지급해야 하는지, 9년이나 지난 양육비에도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상담을 요청했다.
김수진 변호사는 "재산분할과 양육비는 별개의 문제"라며 "재산분할을 포기하는 대신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기로 한 합의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인정될 수 있지만 자녀의 복리에 반한다고 판단되면 법원이 변경하거나 무효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협의이혼 당시 작성한 양육비 부담조서도 이후 다시 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며 "양육비는 자녀를 위한 권리인 만큼 사정이 바뀌면 재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멸시효에 대해서는 "과거 양육비의 소멸시효는 자녀가 성년이 된 시점부터 진행된다"며 "사연처럼 자녀가 아직 미성년자라면 9년이 지났더라도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령 이혼 후 17년이 지났더라도 자녀가 성년이 된 뒤 10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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