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파서 일주일 쉴게요"…단기 육아휴직에 "동료 부담 덜어야"

자녀 방학·질병 때 연 1회 1~2주 사용…육아휴직 급여 지급
소규모 사업장 공백 우려도…"동료 보상·기업 인센티브 필요"

서울시내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등원하고 있다. 2025.2.11 ⓒ 뉴스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김범수 수습기자

"육아휴직을 쓰는 직원뿐 아니라 업무를 대신 맡는 동료에 대한 보상도 함께 마련돼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0인 미만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여성 이 모 씨는 정부의 단기 육아휴직 도입에 대해 "제도 자체는 꼭 필요하다"면서도 "소규모 회사는 한 명만 빠져도 업무 공백이 커 대체 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다. 중소기업도 부담 없이 운영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함께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부가 오는 8월부터 '단기 육아휴직' 제도를 시행하는 가운데 직장인들은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장에서 안착하려면 중소기업의 인력 공백과 업무 부담을 줄이는 보완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0일 정부가 발간한 '2026년 하반기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에 따르면 오는 8월 20일부터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노동자는 자녀의 방학이나 휴원·휴교, 질병 등 단기간 돌봄이 필요한 경우 연 1회 1주 또는 2주 단위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육아휴직을 30일 이상 사용해야 급여를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단기 육아휴직에도 급여가 지급된다. 정부는 배우자 유산·사산 휴가와 난임치료 유급휴가도 확대한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만난 3세·5세 자녀를 둔 직장인 이 모 씨(36·남)는 "아내가 복직한 뒤에는 번갈아 연가를 내며 아이를 돌봤다"며 "단기 육아휴직이 생긴다면 아이들 방학 때 가장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서 모 씨(31·여)는 "아이가 아프면 부모들은 지금도 연차를 써서라도 돌볼 수밖에 없다"며 "단기 육아휴직으로 급여까지 받을 수 있게 되면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 씨는 "안식휴가 등 다른 휴가 제도도 운영하는데 단기 육아휴직만 특별히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제도를 악용할 가능성만 지나치게 걱정하기보다 필요한 사람이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제도가 마련돼도 실제 사용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2월 전국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5.2%는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특히 5인 미만 민간기업에서는 이 비율이 66.9%에 달해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사용 장벽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 장미 노무사는 "이번 개정은 단기 육아휴직에도 급여를 지급해 활용성을 높인 데 의미가 있다"며 "현장 안착을 위해서는 현재 30일 이상 육아휴직에만 적용되는 업무분담 지원금을 단기 육아휴직에도 받을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노무사는 "이번 제도는 장기간 육아휴직이라기보다 자녀가 아프거나 방학인 경우처럼 급하게 돌봄이 필요할 때 연차처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에 가깝다"며 "제도를 악용하려는 사람은 어떤 제도에서도 있을 수 있지만, 사유를 입증하면서까지 단기 육아휴직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권호현 법률사무소 현명 변호사는 "단기 육아휴직에도 업무분담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될 수 있지만, 지원금보다 행정 비용이 더 커질 수 있어 실효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업무분담 지원금을 확대하기 어렵다면 육아친화기업 인증 등 비금전적 인센티브를 확대해 기업들이 제도를 부담 없이 운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