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불 지른 '시한폭탄 여동생'…조현병 치료 거부 끝에 결국 참사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조현병을 앓는 여동생이 치료를 거부한 끝에 결국 집에 불을 내 가족들이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6일 JTBC '사건반장'에는 50대 중반 조현병 환자인 여동생 때문에 수십 년째 고통받고 있다는 한 여성의 제보가 소개됐다.
제보에 따르면 여동생은 20대 초반 결혼 직후부터 조현병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이혼한 뒤 친정으로 돌아와 부모와 함께 생활했으며 증상이 심할 때는 혼잣말을 하거나 물건을 부수고 밤새 잠을 자지 않는 행동을 반복했다.
그동안 부모가 병원 입원과 약물 치료를 관리해 왔지만 2년 전 부모가 모두 세상을 떠난 뒤 상황은 악화됐다. 여동생은 약 복용을 거부했고 증상이 심해질수록 난동을 부리는 일이 잦아졌다.
제보자는 "약을 먹으라고 하면 '이 약이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 안 먹어도 생활하는 데 문제없다'며 화를 냈다"며 "아버지에게 물건을 던져 다치게 한 적도 있어 함부로 말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여동생은 지난해 편의점에서 난동을 부려 강제 입원 조치를 받았고, 올해 4월에도 또다시 소란을 피워 경찰과 지자체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강제 입원 절차였다. 현행법상 보호자 2명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부모가 모두 사망한 뒤에는 제보자 혼자만 남아 입원 조치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제보자는 평소 여동생의 위험한 행동 때문에 불안에 시달렸다고 했다. 여동생은 화장실에 옷을 쌓아놓고 물을 틀어 집안을 물바다로 만들거나 밤새 촛불을 켜놓고 생활하는 행동을 반복했다.
한 번은 수도요금이 90만 원 가까이 나올 정도로 물을 틀어놓기도 했으며, 촛불 사용으로 화재 위험이 커 보건소에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다고 한다.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얼마 전 새벽, 여동생이 거주하던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거실에는 부탄가스가 다량 쌓여 있었고 해당 지점이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은 순식간에 번져 부모가 생전에 살던 집 전체를 태웠다. 여동생은 2도 화상을 입었으며, 위층 거주자는 냄새를 맡고 대피해 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방화 여부를 조사하고 있지만 여동생의 정신 상태로 인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여동생은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지만, 제보자는 퇴원 이후가 더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그는 "약도 거부하고 입원도 거부하는데, 또 이런 일이 벌어질까 두렵다"며 "계속 따라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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