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지 부족' 육아휴직에 불똥…"선관위 직원 일 싫으니 선거철에 몰린다"

"선관위 직원이 선거 관련 업무 싫어하는 것" 지적
휴직자의 81.1%, 선거 실무 담당하는 6~7급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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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일부 직원들이 선거 때마다 대거 휴직에 들어갔다가 선거가 끝난 뒤 복귀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때도 선관위 직원 179명이 휴직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공무원의 육아휴직'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중앙선관위의 육아휴직이 유독 선거가 있는 해에 많다고 한다"며 "육아를 위해 육아휴직을 쓴 것이 아니라 일하기 싫어서 육아휴직을 쓴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A 씨는 일부 교사들의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초·중·고 교사들 가운데 담임을 맡지 않기 위해 겨울방학 직전에 육아휴직을 냈다가 학급 편성이 끝난 뒤 복직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관위가 선거 관련 업무를 하기 싫고, 교사가 담임 업무를 하기 싫으면 그 일은 누가 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비 선거철엔 일 없어서 선거철에 육아 휴직 맞춘 것" 의혹 시선도

이에 한 누리꾼은 "요즘 군대도 마찬가지"라며 "부대 평가나 대형 훈련, 검열, 감사 등 중요한 업무를 앞두고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간부들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육아휴직이라는 제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를 악용하는 일부 사례와 허술한 제도 운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비 선거철에는 육아휴직을 안 써도 일이 없고, 언제든지 시간을 뺄 수 있어서 휴직을 굳이 그 기간에 맞춘 것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든다"며 "또한 휴직은 당연히 보장돼야 하지만 그로 인해 업무 공백이 생긴다면 인력 충원이나 파견 등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선관위 직원들이 정말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 맞는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며 "이번 사태가 단순한 안일한 업무 처리 때문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철저한 조사를 해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은 "지방소멸과 저출생,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수준의 문제"라며 "육아휴직 확대는 출산과 양육을 장려하기 위해 필요하다. 몇몇 사례만으로 육아휴직 자체를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0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제1차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진상규명위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 파악을 위해 출범한 독립기구로, 오는 19일까지 10일간 운영된다. 사진은 이날 오후 중앙선관위 과천청사의 모습. 2026.6.10 ⓒ 뉴스1 김민지 기자

한편 TV조선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국 단위 선거 기간 선관위 직원들의 휴직 현황을 분석한 결과, 휴직자의 81.1%가 선거 실무를 담당하는 6~7급 직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대선 당시 휴직자는 200명을 넘었고, 이번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179명이 휴직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철이면 휴직자가 늘고 선거가 끝나면 감소하는 현상이 10년째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선관위는 연공서열에 따른 승진 구조와 육아 시기 등 생애주기 특성상 특정 직급에 육아휴직자가 집중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선거 관리가 본연의 임무인 기관에서 정작 선거 기간 핵심 실무 인력이 대거 빠지는 현상은 조직 문화와 인력 운영 측면에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