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버려졌던 강아지"…11살 두부, 보호자와 하늘을 날다

[내새꾸자랑대회]패러글라이딩 도전한 두부

반려견 두부가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보호자를 바라보고 있다(강슬기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동안 제 심장은 심하게 뛰었는데 두부는 너무 평온했어요."

반려견 행동 교육과 독 피트니스 훈련을 하는 보호자 강슬기 씨에게 11살 반려견 '두부'는 단순한 반려견이 아니다. 함께 일하고 함께 도전하며 때로는 인생의 가장 힘든 순간을 견뎌낸 동료이자 친구다.

7일 서울에 사는 강슬기 씨에 따르면 두부는 어린 시절 두 차례 파양을 겪었다. 지인으로부터 "두 번이나 파양 당한 강아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강 씨는 고민 끝에 두부를 가족으로 맞이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어느덧 11년째 이어지고 있다.

강 씨는 두부를 "교감 능력이 뛰어나고 눈치가 빠른 강아지"라고 소개했다.

그는 "두부는 사람으로 치면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는' 성격"이라며 "새로운 사람들과도 교감하는 것을 좋아하고 뭘 하든 자연스럽게 잘 해내서 별명이 '프로'"라고 설명했다.

보호자 강슬기 씨의 교육에 도우미로 활약하는 두부(강슬기 제공) ⓒ 뉴스1

실제로 두부는 강 씨가 진행하는 반려견 교육에 자주 함께 참여했다. 때로는 시범견이 되고, 때로는 새로운 훈련을 연습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도 했다.

두부의 대표 개인기는 스스로 하는 스트레칭이다. 보호자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몸을 쭉 펴며 스트레칭하는 모습이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두부의 스트레칭 개인기(강슬기 제공) ⓒ 뉴스1
두부의 스트레칭 개인기(강슬기 제공) ⓒ 뉴스1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볼까"…11살에 도전한 패러글라이딩

수많은 추억 가운데 강 씨가 가장 잊지 못하는 순간은 최근 함께한 패러글라이딩이다.

몇 년 전 우연히 반려견과 함께 패러글라이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쉽게 도전하지 못했다. 일이 바쁠 때도 있었고 시간이 생기면 두부의 건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최근 두부의 건강이 눈에 띄게 회복되면서 마음속에 묻어뒀던 계획을 다시 꺼냈다. 강 씨는 "두부가 건강을 되찾은 지금이 아니면 다시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랫동안 미뤄왔던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보호자와 함께 라면 뭐든 좋은 두부가 하늘을 날고 있다(강슬기 제공). ⓒ 뉴스1

결과는 예상 이상이었다.

높은 하늘을 나는 동안 긴장한 것은 보호자였다. 두부는 놀라울 정도로 평온했다.

강 씨는 "오히려 제가 더 긴장해서 호들갑을 떨었다"며 "안고 있던 두부의 심장박동은 전혀 변화가 없었다"고 웃었다.

보호자와 함께 라면 뭐든 좋은 두부가 하늘을 날고 있다(강슬기 제공). ⓒ 뉴스1

패러글라이딩 영상이 공개된 뒤에는 많은 보호자들이 "강아지가 무서워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강 씨는 이에 대해 "강아지들은 사람처럼 '높이 날아갈 거니까 무섭다'고 미리 걱정하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특히 두부는 평소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고 긍정적인 성격이라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특별한 경험 자체가 아니라 평소 일상에서 보호자와 얼마나 신뢰를 쌓았는지"라며 "'무엇을 하느냐'보다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죽을 고비 넘긴 두부…"기적처럼 건강 되찾아"

사실 이번 도전은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두부는 심각한 질병으로 생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구토와 설사가 반복됐고 위장관 출혈과 복수, 흉수가 발생했다. 알부민 수혈까지 받으며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여기에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간 수치까지 크게 상승했다.

지난 2월 강 씨는 두부를 충북 청주의 고려동물메디컬센터로 옮겼다.

청주 고려동물메디컬센터에서 치료하며 상태가 좋아진 두부(강슬기 제공) ⓒ 뉴스1
고려동물메디컬센터에서 처방 받은 두부 식이를 만드는 모습(강슬기 제공) ⓒ 뉴스1

첫 진료에서 의료진은 림프관확장증을 진단했고 질환에 맞는 식단 관리와 치료를 시작했다. 강 씨는 동물병원 처방대로 직접 사료를 갈고 식단을 조절하며 두부를 정성껏 돌봤다.

노력은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검진에서는 체중이 늘고 근육량도 회복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높았던 간 수치는 안정됐고 복수도 모두 사라졌다. 현재는 약물 용량을 줄여가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강 씨는 "그동안 먹지 못했던 유산균도 다시 먹을 수 있게 됐다"며 "최근 진료에서는 8주 뒤에 다시 보자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상태가 아주 좋아졌다"고 전했다.

"복 받은 건 두부가 아니라 나였다"
강슬기 씨는 두부 외에 리듬이, 제비, 룽지까지 총 4마리 반려견과 함께 하고 있다(강슬기 제공). ⓒ 뉴스1

강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두부가 나를 만나 복 받았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하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생각은 달라졌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두 번이나 파양 당했던 두부가 나를 만나 복 받은 거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내가 받은 게 더 많다"며 "내가 하고 싶었던 많은 것들을 그저 나에 대한 믿음 하나로 함께해 준 두부가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또 다른 강아지를 만나게 될 수는 있겠지만, 이만큼 나를 믿고 함께해 준 친구는 없을 것 같다"며 "두부야, 나에게 와줘서 고마워"라고 애정을 전했다.

활짝 웃고 있는 두부와 룽지(강슬기 제공) ⓒ 뉴스1

◇이 코너는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가 응원합니다. 레이앤이본과 닥터레이 브랜드를 운영 중인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는 사연이 채택된 반려동물 가족에게 자연식 사료(간식)와 영양제(영양보조제) 등을 선물합니다. [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