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없었다면" AI에 하소연했더니…이혼 소송 남편 "넌 아동학대범" 협박

양나래 변호사 유튜브 갈무리
양나래 변호사 유튜브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이혼 소송 중이던 한 여성이 육아 스트레스를 AI(인공지능)에 털어놓은 대화 내용을 남편이 발견한 뒤 이를 근거로 양육권을 빼앗겠다고 압박하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양나래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에는 이혼 소송 중인 여성 A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A 씨는 현재 남편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며 가장 큰 쟁점은 어린 자녀의 양육권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 모두 아이에 대한 애정이 커 협의 이혼 대신 소송까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아이는 A 씨가 양육 중이며 법원 역시 사전처분 절차를 통해 A 씨를 임시 양육자로 지정해 둔 상태다.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은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며 A 씨를 찾아왔다. A 씨에 따르면 남편은 "너는 잠재적 아동학대범"이라며 "양육권을 전부 가져오겠다"고 주장했다. 남편이 내민 증거는 다름 아닌 AI와 나눈 대화 내용이었다.

출산 후 거의 홀로 육아를 담당해 온 A 씨는 극심한 육아 스트레스와 산후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양가 도움도 받지 못했고 남편 역시 육아 참여가 거의 없었다고 털어놨다.

힘든 감정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었던 A 씨는 AI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는 AI에 "아이가 밤새 울면 같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태어난 뒤 내 인생이 너무 힘들어졌다" "너무 지쳐서 뛰어내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등의 감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혼 과정에서 부부가 함께 사용하던 태블릿을 남편이 사용하게 됐고, 남편은 로그인 상태로 남아 있던 A 씨의 대화 기록을 확인했다.

양나래 변호사 유튜브 갈무리

남편은 해당 내용을 캡처해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이 어떻게 아이를 키우냐"며 "세상 사람들이 보면 다 이상하다고 할 것"이라며 양육권 포기를 요구했다.

양나래 변호사는 "우울증이나 산후우울증 자체만으로 양육 결격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며 "중요한 건 치료 여부와 실제 자녀에게 위해를 가했는지 여부다. 힘든 감정을 표현했다고 해서 곧바로 양육권 박탈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AI와의 대화 내용은 남편이 육아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는 방증이 될 수도 있다"며 "실제 아이를 건강하게 양육하고 있고 치료와 회복 노력을 하고 있다면 양육권 판단에 결정적 불이익이 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대화 내용 중 실제 위해 의도가 드러나는 과격한 표현이 반복된다면 일부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법원은 단편적인 기록 하나만으로 양육자를 판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사 조사 절차 등을 통해 실제 양육 환경과 부모 상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된다"며 "현재 아이와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다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라고 조언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