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안전 관리, 경험 중심 대응 한계…민관군 통합 플랫폼 구축"

[인터뷰] 군안전협회 초대회장 강창구 예비역 중장
"안전은 전투준비태세 기반…예방 중심 체계 구축"

강창구 사단법인 군안전협회 회장. (군안전협회 제공)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군 안전은 더 이상 경험과 직관 중심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올해 2월 공식 출범한 사단법인 군안전협회의 초대 회장을 맡은 강창구 예비역 육군 중장의 말이다. 강 회장은 최근 뉴스1과 서면 인터뷰에서 "군 안전을 국가 차원의 시스템으로 격상해야 한다"며 "군 내부 중심의 안전관리체계를 넘어 민간, 공공, 군의 역량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는 '민관군 통합 안전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육군사관학교 44기로 임관해 육군 인사참모부장과, 군단장, 육군사관학교장 등 야전과 정책부서를 두루 경험했다. 특히 군 인사 분야 전문가로 인사참모부장 재직 시절 '전투준비안전단'을 창설하는 등 군 안전 분야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인터뷰에서 강 회장은 "군 안전은 전투준비태세의 기반"이라며 "국제 기준과 연계한 군 안전 표준 개발·인증 등을 통해 사전에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예측 중심 안전관리체계'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실효성 중심 안전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군안전협회를 창립한 배경은.

▶최근 국방 환경은 병력 감소와 무기체계 첨단화, 복합 전장 환경 확대 등으로 급변하고 있어 기존 경험 중심 안전관리 방식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군별로 분산된 안전관리 체계의 통합 필요성도 커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민간의 기술과 데이터 기반 안전관리 역량을 군에 접목할 필요성이 커졌고, 민·관·군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 안전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협회를 창립하게 됐다.

- 협회가 가장 집중하는 사업은.

▶ 협회의 핵심 역할은 사고 이후 대응이 아니라 위험요인을 사전에 식별하고 제거하는 예방 중심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주요 사업은 세 가지다. 첫째, 국제 기준과 연계한 군 안전 표준 개발과 인증 체계 구축이다. 둘째, 군 안전관리 전문가와 위험성 평가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다. 셋째, 인공지능(AI)과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 중심의 안전관리체계 구축이다. 이와 함께 야전부대 안전진단, 체험형 안전교육 지원, 민·관·군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병행한다.

- 협회가 제시한 '민·관·군 군 안전 전문 플랫폼'이라는 비전은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인가.

▶ 군 내부 중심의 안전관리에서 벗어나 민간 기술, 산업 경험, 학계 연구를 하나로 통합하는 구조다. 군은 현장의 요구와 운용 경험을 제공하고, 민간은 첨단 기술과 안전관리 기법을, 학계는 이론과 연구 기반을 제공해 유기적인 통합 안전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군 안전을 특정 조직의 기능이 아닌 국가 차원의 협력 시스템으로 확장하는 시도다. 이를 통해 안전 표준, 교육, 기술, 인증이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순환하고 발전하는 고도화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 군 안전을 민·관·군 협력 구조로 풀어야 하는 이유는.

▶ 군 안전은 단일 조직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군은 무기체계 운용, 탄약 취급 등 고위험 환경이 일상화된 조직이다. 민간이 축적해 온 안전 기술과 데이터 기반 분석 역량, 산업 현장의 위험관리 경험을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내부 경험만으로는 급변하는 환경과 복합적 위험요인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 전문성과의 결합이 필요하다.

강창구 (사)군안전협회 회장이 지난 2월 4일 열린 창립기념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군안전협회 제공)

- 현재 군 안전관리체계에 대한 평가와 개선 방향은.

▶ 우리 군은 일정 수준의 제도와 조직을 갖췄지만 계획과 실행, 점검,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 안전활동이 일회성에 그치거나 점검 이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국제 기준과 민간의 선진 시스템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안전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 야전부대 안전진단 사업의 기대 효과는.

▶ 가장 큰 변화는 위험을 사전에 식별하고 제거하는 예방 중심 안전관리로 전환하는 것이다. 야전부대의 실제 환경과 장비·인력 운용 상태를 직접 진단해 위험요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제거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형식적 점검에서 벗어나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교육과 피드백을 병행해 장병과 지휘관의 안전 인식 수준이 향상되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군 안전 분야에서 AI와 데이터 기반 안전관리체계의 적용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 충분히 가능하며 반드시 도입해야 할 핵심요소다. 군은 방대한 무기체계와 장비 운용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분석하면 위험 요인을 사전에 예측하고 관리하는 '예측형 안전관리'로 전환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데이터 표준화와 보안 문제 해결, 현장 적용성을 고려한 설계가 필수적이다. 이는 안전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예측하고 통제하는 체계'로 발전시키는 데 핵심 수단이다.

- 군 안전이 전투력에는 어떤 형향을 미치나.

▶ 안전은 전투준비태세의 기반이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교육훈련과 장비 운용이 이뤄질 수 없고, 전투력 저하로 이어진다. 안전은 숙련도와 조직 신뢰, 사기와 직결되는 핵심이기도 하다. 안전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 정책적으로 꼭 필요한 지원은.

▶ 군 안전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 조직, 예산 세 가지 기반이 갖춰줘야 한다. 현재의 안전 관련 법령은 산업 현장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군 특수성을 반영한 안전법 제정이 필요하다. 또한 국방부를 중심으로 각 군, 사단, 여단, 대대까지 연계된 안전 조직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충분한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다. 현재 국방부의 전력운용비 내에 '안전 예산'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은 문제다.

- 협회의 장기적 비전은.

▶ 군 안전을 개별 활동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통합 시스템으로 격상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각 군과 기관별로 분산된 구조를 민·관·군이 연결된 통합 플랫폼 구조로 전환해 안전 기준, 교육, 기술, 정책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최종 비전은 '안전이 곧 전투준비'라는 원칙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