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 외도로 이혼했는데 "못 잊었다"…10년 넘게 짝사랑하는 재혼 남편

(JTBC '사건반장' 갈무리)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전처를 잊지 못한 채 재혼 생활을 이어온 남편의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정서적 외도'가 법적으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전처를 잊지 못하는 남편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A 씨는 첫 결혼 1년 만에 남편과 사별했다. 이후 홀로 지내던 그는 주변의 소개로 현재 남편을 만나 재혼했다. 남편은 이혼 후 어린 딸을 홀로 키우고 있었고, A 씨는 아이와 잘 지내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두 사람 사이에도 아이가 태어나며 A 씨는 비로소 온전한 가족이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점차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

남편은 육아 과정에서 A 씨를 자주 비난했다. A 씨가 서툰 모습을 보이면 "왜 이렇게 못하냐"며 면박을 주거나 화를 냈고, "첫째는 안 그랬다"는 식으로 비교하기도 했다. 특히 전처를 언급하며 "전처는 잘했다"는 말을 반복해 A 씨에게 상처를 줬다.

일상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옷차림이나 생활 태도에 대해서도 전처와 비교하며 비난했고, 심지어 첫째 딸이 있는 자리에서도 이런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A 씨는 아이가 상처받을까 봐 감정을 억누른 채 참고 지냈다.

경제적인 문제로 갈등도 있었다. 첫째의 교육비 부담이 커지자 A 씨는 전처로부터 양육비를 받고 있냐고 묻자 남편은 격하게 화를 냈고, 이후 몇 달씩 대화를 끊는 등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

A 씨는 어느 날 작정하고 남편에게 "왜 그러는 거냐. 이럴 거면 왜 나랑 결혼했냐. 성격 차이로 이혼했다고 했는데 진짜 이혼 사유가 뭐였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남편은 "전처의 외도로 헤어지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전처에 대한 미움이나 배신감보다는 그리움이 크다. 재혼 후 전처를 잊은 적도 없고 너한테 마음을 연 적도 없다"라고 밝혔다.

A 씨는 "날 옆에 두고도 10년 넘게 전처를 짝사랑하면서 살았던 거다. 차라리 남편이 재혼 후에 전처를 따로 만나거나 연락했다면 이해라도 될 텐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황당해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남편의 머릿속에는 전처가 이상화된 존재로 있는 거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처의 외도로 관계가 끝난 거 아닌가. 미련이 남은 상태로 갈라져 버린 상태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가장 행복했던 날에서 못 벗어나고 미화되고 왜곡되면서 결국에는 환상 수준으로 발전한 것 같다. 제보자는 정서적 학대를 받는 거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지훈 변호사는 "정서적 외도가 100%라고 하더라도 짝사랑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해서 이게 이혼 사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필요하다면 협의 이혼을 진행해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