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보조금 빼돌려 北대사관 전달한 민화협 전 간부들 징역 3년

"횡령 금액 5억 달해…개인 경비 사용, 일부 북한대사관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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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대북 소금 지원 명목으로 전라남도로부터 보조금을 수령한 뒤 일부를 북측 인사에게 건넨 대북지원단체 전 간부들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이달 2일 업무상 횡령, 지방자치단체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엄 모 씨와 최 모 씨에 대해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엄 씨에게 6781만여 원, 최 씨에게 6099만여 원 추징도 명했다.

앞서 엄 씨는 계획서 작성 등 기획 업무를 담당했을 뿐 자금관리나 집행에 대해선 모르고 횡령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 씨도 대북소금사업에서 운송 용역을 담당한 사람에 불과하고 횡령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전라남도에 제출하는 서류에는 소금 단가를 1톤당 24만 원으로 기재했으나 사업단 내부 서류에는 소금 단가를 1톤당 17만 원으로 기재하는 등 소금 단가를 부풀려 서류를 제출했다"며 "이는 그 차액을 착복하려는 정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용역금을 받자마자 엄 씨는 자신의 계좌로 급여 명목으로 1200만 원, 최 씨는 자신의 계좌로 차용금 변제 명목으로 2200만 원을 각각 송금받아 이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했다.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피고인들이 △대북소금사업과 관련해 위탁한 금원임을 알고 있었던 점 △금원을 현금으로 인출하고 여러 계좌를 거쳐 송금한 점 △피해금 출처를 불분명하게 해 정상적인 돈인 것처럼 가장한 점 등을 들어 유죄로 봤다.

엄 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엄 씨는 이 사건 금원을 금융제재대상자인 북한 국무위원회 산하 기관인 외무성 소속 북한대사관 측에 지급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횡령한 금액은 약 5억 원에 달하고 특히 4억7005만 원 상당은 전라남도로부터 대북소금사업 명목으로 지급받은 보조금으로, 국민들의 세금"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전라남도에 소금을 매수했다는 내용의 허위 보고를 하고 범죄 수익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했다"라고 했다.

또 "남북교류·협력은 법치주의 원칙에 입각해 이뤄져야 하는데 엄 씨는 한국은행 총재의 허가를 받지 않고 북한대사관 측에 임의로 외화를 지급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재판부는 최 씨의 '대북소금사업 관련 업무상 횡령죄'와 '대북쌀가루사업 관련 업무상 횡령죄'는 포괄일죄 관계가 아닌 실체적 경합범(2개 이상의 범죄 행위를 각 범죄 행위로 판단) 관계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씨에 대해 특경법상 횡령이 아닌 업무상 횡령만 인정했다.

엄 씨와 최 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허위 증빙자료로 소금을 구입한 것처럼 속여 전남도로부터 대북 소금 지원 보조금 4억7500만원을 받은 뒤 4억7005만 원을 개인 경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지방보조금법 위반)를 받는다.

또 2020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보조금 중 일부인 20만 위안(당시 환율 기준 3468만 5000원)을 환치기 방식으로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직원에게 전달한 혐의(외국환 거래법·범죄수익은닉법 위반)도 있다.

최 씨는 대북쌀가루사업과 관련해 본인이 대표자로 있던 회사와 화물운송계약을 부풀려 체결하는 방법으로 총 6798만여 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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