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썼던 지퍼백도 다시"…나프타 부족 길어지자 절약 나선 시민들
"아낄 수 있을 때 아끼자"…우려 넘어 환경보호 행동으로
정부, 13일부터 플라스틱 줄이기 범국민 실천운동 추진
-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중동 사태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며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비닐·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품을 이용하기 위한 일상 속 시민들의 모습이 확산하고 있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비닐 사용을 줄이면서 환경을 위해 다회용 장바구니, 텀블러 등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물품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사무직 직장인 이 모 씨(27·여)는 "최근에 여행 갈 때 이전에 썼던 지퍼백을 다시 썼다"며 "짐을 쌀 때 지퍼백에 담아서 분류하는데, 한 번 쓰고 버리지 않고 웬만하면 다시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번 대란을 통해 좀 더 의식적으로 (재)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대 직장인 김 모 씨도 "나프타 영향이 있어서 언젠가 모자라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조금 있다"며 "텀블러를 사용하고 있고 비닐봉지도 조금 모아두려고 하는 편"이라고 했다.
일상에서 '나프타 사태'의 파급을 체감한다는 시민도 있었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마트에서 장을 본다는 주 모 씨(50대·여)는 "대형마트는 요즘 아예 비닐 롤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생선 코너도 원래는 비닐이 당연히 있었는데 이젠 요청해야 한 장을 준다"며 "랩 포장이 된 상품이어도 물이 흐를까 봐 보통 비닐에 한 번 더 담아왔는데 이젠 다 따로 담던 정육, 야채, 생선을 한 비닐에 담는다. 막상 해보니 큰 불편함은 없다"고 덧붙였다.
편의점 문에 '종량제봉투 제한' 안내 용지가 붙은 것을 본 적이 있다는 한 50대 여성도 "당분간 어떻게 될지 모르니 아낄 수 있을 때 아낀다"며 "장바구니를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닌다"고 했다.
비닐 부족에 대한 우려를 넘어 환경 보호를 위해 다회용품을 이용하려 한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 씨는 회사에서 음료를 마실 때 주로 텀블러를 이용한다며 "기능 때문에 선택했지만 한번 사면 5년은 쓰니 일회용품보다 도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준생 박 모 씨(20대·여)도 "쓰레기봉투를 사러 갔더니 하나씩만 팔더라"며 "원래 소소하게나마 환경에 관심이 있어서 일회용기는 잘 사용하지 않고 텀블러와 도시락 통을 사용하는 편"이라고 했다.
박 씨는 "빨대도 잘 사용하지 않고 빨대를 쓰고 싶다면 스테인리스 빨대나 실리콘 빨대를 쓴다"며 "텀블러 모으는 재미가 있지만 다회용기 여러 개 사는 게 오히려 (환경에) 더 안 좋다는 말도 있어서 한 번 새 텀블러가 생기면 주구장창 쓴다"고 웃었다.
정부는 오는 13일부터 6개월간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한 범국민 실천운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 △장바구니 사용 △다회용기 택배 이용 △다회용기로 배달 또는 방문포장 △빨대, 일회용 수저 사용 지양 △불필요한 비닐 쓰지 않기 △제로웨이스트 매장 사용 △재생원료 사용제품 구매 △내가 쓴 제품 분리배출 등 9개 실천 수칙을 제시했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가정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은 연간 약 383만 톤 수준이다. 전 국민이 매일 일회용 컵 1개 수준인 플라스틱 약 20g을 줄이면 연간 폐플라스틱의 약 10%를 감량할 수 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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