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성호 법무 "20년 전 안양교도소 그대로…교정시설 신축 갈등 직접 나설 것"
[담장 안 124%] ④뉴스1 인터뷰…"시설 확충은 사회 안전 투자"
"2030년 수용률 100% 목표…교정청 신설시 재범 방지 효과 ↑"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20여 년 전 방문했던 안양교도소와 지금의 안양교도소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걸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10일 뉴스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교정시설 신축, 교정청 설립 등 교도소·구치소(교정시설) 과밀 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정 장관은 "과밀 수용은 점점 심해지고, 수용자를 관리하는 교정공무원의 처우는 열악해지는 상황"이라며 "교정시설 신축을 두고 갈등이 있는 경우 직접 현장을 찾아 갈등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교정시설 수용률은 약 124% 수준이다. 정원을 약 20% 넘는 '초과밀' 상태다.
정 장관은 "교정시설 수용률이 한때 130%를 넘었다가 가석방 확대 등 제도적 대응으로 약 124% 수준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정원을 약 20% 초과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수용 인원이 빠르게 늘었지만, 수용할 시설은 이 규모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정 장관은 "최근 5년 동안 수용 인원은 20% 이상 증가했지만 시설 확충은 3% 수준에 그쳤다"며 "수용 인원 증가 속도를 시설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누적됐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과밀 수용이 단순히 수용자 생활 여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안전과 직결된다고 했다.
그는 "수용 공간이 부족하면 수용자의 기본적인 인권 보장이 어려워지고 폭행 등 교정사고 위험이 높아진다"며 "교정공무원의 처우와 근무 여건 악화, 사기 저하와 인권 침해 문제까지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정·교화 프로그램 운영이 제한되며 수용자의 재범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사회적 비용이 늘고 국민 불안으로도 연결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도 과밀수용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12월 29일 헌법재판소는 "과밀 수용은 교정시설의 질서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교정역량을 저하시켜, 결국 교정의 최종 목적인 수형자의 재사회화를 저해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정시설을 새로 짓거나 증축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다.
정 장관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결국 수용 공간을 확충하는 것"이라면서도 "교정시설은 대표적인 비선호 시설이라 지역사회 반대가 많고, 조성하는 데도 10년 이상의 시간과 대규모 재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례로 거창구치소는 2011년에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해 2023년에야 문을 열었다.
정 장관은 "이런 제약으로 정부의 대응에 한계가 있었고, 재정당국과 예산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겪는 여러 어려움 때문에 수용자가 증가하는 추세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2030년까지 '수용률 100% 미만' 목표로 교정시설 확충과 가석방 등 정책을 병행해나갈 방침이다.
정 장관은 "2030년까지 3개 교정시설을 신축하고 9개 시설을 증축해 4138명의 수용 공간을 확대하려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벌금 분납과 납부 연기, 사회봉사 대체 집행, 재범 위험성이 낮은 모범수형자·고령자·환자 등에 대한 가석방도 적극 시행할 계획이다.
시설 확충 방식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정 장관은 "각종 행정절차에 묶인 신축 사업의 병목을 풀고, 건축 단가와 물가 상승분을 예측해 사전에 예산에 반영할 것"이라며 "민간투자사업(BTL) 방식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교정시설 신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과의 협의에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 그는 "주민 참여를 확대하고, 체육관 등 주민 편의시설 제공과 지역 일자리 창출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지역과 상생하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추가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재정당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고 했다.
정 장관은 교정시설 신축에 대해 지역 주민 간 의견이 갈리는 지역의 경우 직접 나서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직접 현장을 찾아 갈등을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법무부 소속 교정본부를 '교정청'으로 독립하게 하는 방안도 정 장관의 주요 관심사다. 법무부 교정본부 인원은 총 1만 6817명인데, 1만 706명인 대검찰청과 1만 3309명인 해양경찰청에 뒤지지 않는 규모다.
그는 "교정은 6만 명이 넘는 수용자를 관리하기 위해 1만 6000명 이상의 교정공무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문 행정 영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 체계에서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수용자를 관리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교정청이 신설되면 독자적인 예산과 정책 기능을 확보하게 된다"며 "보다 체계적인 치료·재활과 교육·교화 프로그램, 직업훈련 등을 통해 출소 후 재사회화를 지원하고 재범 방지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끝으로 정 장관은 교정시설을 확충하고 과밀 수용 문제를 해결하는 게 사회 안전을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범죄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교정·교화가 선순환해야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사회 안전을 위한 투자로 이해하시고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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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교도소와 구치소를 일컫는 '교정시설', 이곳의 수용률은 124%를 넘어섰다. 나날이 심해지는 교정시설 과밀 수용으로 효과적인 교정은 어려워지고, 교도관에 대한 인권침해는 늘고 있다. <뉴스1>은 '과밀 수용'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담장 안팎의 목소리를 들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