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하향…"교육 골든타임 놓쳐" "경계 악용 많아"(종합)
국회 토론회…"촉법소년 통계·소년사법제도 전문화 필요"
- 강서연 기자
(서울=뉴스1) 강서연 기자 =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의 연령을 현행 만 14세에서 하향하는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인 가운데, 연령 하향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의견과 이들을 형사사법 시스템에 편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엇갈렸다.
남인순·윤후덕·소병훈·김남근·김윤·이주희·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촉법소년 연령하향 관련 국회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전안나 법무법인LKB평산 변호사(前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는 촉법소년 연령하향을 통해 정책적으로 의도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가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다며, 오히려 연령 하향으로 인해 제도적 한계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하향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는 특히 "저연령 소년의 강력 범죄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범죄의 원인을 찾아서 원인에 맞게 치료를 하면 된다"면서 "만약 형사 재판을 받게 되면 수사 단계·1심에서의 구속 기간 동안 소년은 형사법적 무죄 추정의 원칙상 구치소에서 아무런 교육 등이 없이 가만히 앉아서 반성문을 쓰는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어린 소년에게 있어서 6개월~1년의 시간은 교육이나 치료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신혜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는 소년범의 범죄 패턴이 변화하고 있으며,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소년범들을 형사사법 시스템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부장검사는 "최근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아이들 피해와 범죄 유형을 연구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범죄의 형태가 완전히 변화할 것"이라며 "옛날 범죄 유형만 생각하면서 촉법소년들이 경미한 범죄만 저지른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신 부장검사는 14세 이상 소년범죄는 감소 추세인 데 비해 촉법소년 범죄가 늘어나는 데 대해서 "여태까지 자기들이 처벌받지 않는다는, 그런 경계에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악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범의 재범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기존의 소년보호 처분이 실패했다고 본다"며 "형사사법 시스템 안에 중대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들을 편입시켜서 법적으로 안정화된 (체계에서) 책임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유죄 판결을 받고 피해자들도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 사건이 어떠한 피해를 준 것인지 목소리를 낼 수 있게끔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사법 절차에서 범죄 피해자의 주체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다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장은 "재판 절차에서 철저히 배제돼 있는 피해자를 또다시 외면한 채 연령만으로 결론을 짓는다면 또다시 정책적 실패 사례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소년 재판이 소년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구시대적인 입법 목적과 법 정신, 보호주의라는 명분으로 피해자를 배제하고 있는 비민주적인 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공판 절차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는 소외되고 있다며 피해자의 △절차적 당사자성 △알 권리 △참여할 권리 보장이 필요하다면서 "단순히 처벌 강화·보호, 14세·13세의 이분법을 넘어서 적어도 사법 절차 내에서 피해자가 재판의 주체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기조 발제를 맡은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년법엔 가정·학교·사회·국가 등 공동체가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소년을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양육해야 한다는 사고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원 교수는 "반사회적인 소년을 우리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육성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긴 하지만 그게 바로 우리의 책임, 성인들의 책임, 국가의 책임,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촉법소년의 범죄가 흉포화됐는지는 면밀하게 검토해야 될 것"이라며 촉법소년 자체에 대한 통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 교수는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는 별도의 트랙"이라고 말했다.
원 교수는 "가해자를 아무리 엄중하게 처벌한다고 할지라도 피해자의 심리 상태라든지 피해자의 피해에 대한 회복이 없는 상황에서는 가해자 엄벌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라며 "촉법소년의 연령을 하향해서 형사 처벌하는 것이 피해자 보호라는 것은 일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 교수는 특히 소년사법제도의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원 교수는 "우리나라 소년사범 처리절차에 있어 가장 문제 되는 것 중의 하나는 '전문성의 부족'"이라며 "전담경찰, 전담검찰, 전담판사제도가 운영돼야야 할 것이고, 소년법원과 같은 전담기관의 설치 등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수사 단계부터 공판 절차에 이르기까지 소년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k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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