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날 죽이려던 언니…10년 만에 연락 '살려달라' 신장이식 부탁"

(JTBC '사건반장' 갈무리)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어린 시절부터 괴롭혀온 친언니가 10년 만에 연락해 신장이식을 요구해 고민이라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50대 A 씨는 1남 2녀 중 막내였다. 큰오빠가 어릴 때 세상을 떠나면서 4살 위인 언니와 둘만 남았다. 부모님은 장사하느라 바빠 언니와 단둘이 있을 때가 많았다.

언니는 부모님이 안 계실 때마다 A 씨를 괴롭히며 길 가다가 밀치거나 욕을 하며 심지어 숨바꼭질하러 갔다가 일부러 A 씨를 산에 두고 온 일도 있었다.

A 씨는 "어릴 때 언니가 친구들과 마음대로 놀고 싶은데 늘 동생 데리고 다니고 돌봐야 하니까 불만이 있어서 분풀이한 게 아닐까 싶다"라고 회상했다.

언니는 A 씨의 이름을 한 번도 다정하게 부른 적 없고 말을 걸어도 명령뿐이었다. 어느 날 A 씨는 우연히 친구 집에 갔다가 동생을 다정하게 챙기는 친구 언니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A 씨가 집에 늦게 귀가하면 언니는 빗자루, 삽, 막대기로 때리고 욕을 퍼부었다.

또한 언니는 A 씨 입에 알약 10알 정도 넣어 물을 마시라고 건넸고, A 씨가 삼키려다 목에 걸려 뱉어내자 다시 약을 가져갔다. A 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라고 말했다.

억울했던 A 씨는 이 사실을 어머니에게 전했고, 어머니는 "동생을 죽일 작정이었냐. 정말 큰일 날 뻔했다"며 호되게 야단쳤다. 이후 언니의 폭력은 줄었지만 욕설이나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 "벼락을 맞아 죽을 거다" 등 입에 닿지 못할 얘기들은 계속 반복됐다.

A 씨는 "40년이 지난 지금도 언니의 표정, 말투가 모두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때 이후로도 언니만 보면 정말 무섭고 소름이 돋는다"라고 털어놨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그 후 남편과 사별한 언니는 A 씨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했고, A 씨는 쉽게 거절하지 못해 매번 돈을 빌려줬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두 사람은 10년 가까이 연락을 없이 지냈지만, 최근 언니는 A 씨에게 연락해 "신장이 안 좋아 투석하면서 지냈다. 신장이식을 받으려는데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힘들다. 부탁할 사람이 너밖에 없다. 제발 나 좀 살려줘라"며 애원했다.

A 씨는 언니와 만난 자리에서 "어릴 때 나 죽이려고 했던 거 기억나냐. 나 때리고 욕한 거 기억 나냐"고 물었고, 언니는 "내가 어떻게 그런 짓을 했겠냐"며 펄쩍 뛰며 부정했다.

A 씨는 "언니라고 어렵다고 하면 돈도 빌려주고 신장이식 얘기까지 하니까 안타까운 마음에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볼까 했던 건데 그렇게 마음을 먹었던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말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정말 본인이 한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지, 아니면 기정사실 해버리면 가해자가 되어 도움받을 수 없어서 잡아떼는 건지는 모르겠다. 굉장히 잘못 생각하는 거다. 사과하고 용서받은 후에 신장이식 이야기를 꺼냈어야 한다. 신장이식을 해준다고 하더라도 사연자는 자괴감과 억울함 때문에 병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거다. 본인의 상처가 치유되고 그 후에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