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만개한 한강공원…과태료 7만원에도 돌아온 노점상

시 "철거 권한 없어 과태료 부과…3년간 8500건"
상인들 "규제 현실화 제안…양성화 고민해야"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 불법 노점상을 단속한다는 내용의 서울시 현수막이 걸렸다./뉴스1 ⓒNews1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영등포 봄꽃 축제를 하루 앞둔 2일 오후, 벚꽃이 만개한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 수십곳의 노점상은 장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평일 오후임에도 수백 명의 시민이 공원을 찾았으며, 이들은 노점에서 각종 간식과 돗자리를 사 들고 꽃구경을 만끽했다.

하지만 이들 노점은 모두 과태료 대상이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하천법에 근거해 한강 일대 무허가 노점상들을 단속하고 있다. 과태료는 적발 건당 7만원으로, 통상 주말에 집중 단속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들은 "법에 근거한 행정적 관리는 물론 이해한다"면서도 "노점이 주는 문화적 순기능도 있는데 시의 경직된 대처가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15년간 한강공원 일대에서 노점상을 운영했다는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영등포지역 관계자는 "최근 오프라인 설문을 통해 시민 1260여명에게 설문을 진행했으며, 2명을 제외하고 모두 노점에 대해 긍정적 피드백을 남겼다"며 "노점 문화는 국내 방문객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도 한강으로 끌어들이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기 노점상들은 보통 한 달에 12번가량 단속을 받는다. 한 달에 84만 원의 과태료를 영업을 위해 지불하고 있다"며 "과태료를 내도 남는 장사 아니겠냐는 외부 시선도 있지만, 재판으로 인한 벌금 위험 등 생각보다 어려움이 크다"고 주장했다. 또 "강물을 보다 많이 오염시키는 한강 크루즈도 하천에서의 상행위인데 왜 노점상만 문제삼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다른 40대 남성 상인도 "벚꽃 축제가 한참일 때는 외국인 방문객 비중도 80%에 달하는 등 관광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공원을 찾은 시민들도 노점상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외국인 친구와 탕후루를 사 먹던 김 모 씨(31·여)는 "외국에서 살다가 여의도 벚꽃축제를 즐기러 한국에 돌아왔다"며 "간식을 파는 노점이 하나도 없이 휑하면 축제 분위기가 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코야키를 구매한 박 모 씨(35·여) 역시 "간만에 친구들과 모여 봄나들이를 할 수 있어 좋다"며 "음식도 맛있어 보이고 가격도 양호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장사로 인해 발생하는 다량의 쓰레기 문제나 노점상들 간 다툼을 중재하는 일에 공무원들이 투입 돼야 하는 등 해마다 문제도 일어나고 있다.

서울시로선 강제로 노점을 철거할 권한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과태료 부과만이 유일한 대처법이다. 과태료가 부과된 노점상 건수도 2023년 2727건에서 지난해 2922건으로 증가하며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2023년부터 올해 초까지의 과태료 부과 건수는 도합 8537건으로, 누적 약 5억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며 "납부율은 연간 80%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노점상들이 적법하게 영업하면 모든 게 해결되지 않겠냐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업계는 규제 현실화가 더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노점상연합 관계자는 "서울시에 규제 현실화를 위한 대안이라던가 공원 점용료를 지불하려는 등 의사를 여러 차례 남겼다"며 "시에서는 명목상 '상생하겠다'고 말하지만, 뾰족한 결론을 내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보는 것만이 아닌 먹고 체험하는 것이 지역 축제의 중요 요소로 떠올랐다. 노점상들은 한강공원을 찾는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혀주는 측면도 있다"며 "서울시가 과태료 일변도로만 대처할 게 아니라, 상인들과의 협의를 통해 노점의 양성화를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