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50' 군 복무 못한 지적장애인을 '지게꾼'으로 쓴 '마약왕'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이 지적장애인 등 취약한 처지의 인물을 운반책으로 내세워 대량의 필로폰을 국내로 들여왔다는 파렴치한 범죄 행각이 드러났다.
28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박왕열은 지적장애가 있는 남성에게 돈을 주고 필로폰 운반을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남성은 필리핀에서 마약을 국내로 들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남성은 생활고를 겪던 중 2024년 6월 필리핀으로 건너가 현지 숙소에서 필로폰 약 1480g을 건네받았다. 이는 약 4만 9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로, 시가 약 1억 4800만 원 상당에 달했다.
이후 남성은 다음 날 국내로 입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다른 인물에게 마약을 전달했고, 대가로 약 2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군 복무 중 지능지수 약 50 수준의 경도 지적장애 진단을 받아 전역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단순 운반에 그치지 않고 해외로까지 유통망을 확대하려 한 정황도 짚었다. 필리핀을 거점으로 아프리카와 호주, 미얀마 등으로 마약을 보내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박왕열은 별도로 마약 밀수 및 유통 혐의로 구속되며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고 이름과 나이, 얼굴 등을 한 달간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로 했다.
법원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왕열은 2024년 6월 공범에게 지시해 필리핀에서 필로폰 1.5kg을 커피 봉투에 담아 국내로 들여오고, 같은 해 7월에는 외국인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필로폰 3.1kg이 담긴 캐리어를 공범에게 전달해 김해공항으로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9년 11월부터 2020년까지 국내 공범에게 지시해 서울, 부산, 대구 일대 소화전과 우편함 등에 마약을 숨겨 유통한 혐의도 받는다.
현재까지 확인된 유통 규모는 필로폰 약 4.9kg을 비롯해 엑스터시 4500여 정, 케타민 약 2kg, LSD 19정, 대마 3.99g 등으로 시가 30억 원 상당이다.
경찰은 지난 25일 송환된 박왕열을 상대로 간이 시약 검사를 진행한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을 확인했으며,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박왕열은 조사 과정에서 필로폰 투약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부분 혐의는 시인하면서도 일부 불리한 사안에 대해서는 부인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왕열은 과거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돼 현지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음에도, 텔레그램 닉네임 ‘전세계’로 활동하며 국내 마약 유통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계기로 현지 당국과 협의를 진행해 20여 일 만에 박왕열을 임시 인도받았으며, 수사 당국은 추가 공범과 범죄 수익 흐름 등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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