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라" 악플 속 끝까지 지켰다…'헬창 햄스터' 골무의 마지막
[내새꾸자랑대회]장수 햄스터 '골무'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작고 조용한 햄스터 한 마리가 인스타그램에서 1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유는 뜻밖에도 '전완근'이었다. 보호자가 올린 영상 속 햄스터 '골무'는 나이가 들며 털이 빠진 다리를 드러냈고 이를 본 사람들은 '헬창 햄스터'라 부르며 열광했다. 영상은 보호자가 예상하지 못한 유쾌함으로 번졌고 골무는 그렇게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았다.
하지만 그 관심의 뒤편에는 또 다른 반응도 이어졌다. 노년의 골무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올라가자 일부에서는 "이제 그만 보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 "버려라"는 식의 악플이 달렸다.
보호자는 "그 글들을 보며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했다. "내가 욕심으로 붙잡고 있는 건 아닐지 수없이 고민했다"는 말에는 당시의 복잡한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반면 골무를 향한 따뜻한 시선도 적지 않았다. "장수 햄스터를 처음 본다",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이 멋지다", "좋은 기운을 받는다"는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작은 생명을 끝까지 돌보는 모습에 감동했다는 댓글도 많았다. 보호자는 "나이가 많아 귀엽게 생기지 않았는데도 예뻐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골든햄스터의 평균 수명은 약 2년 안팎이다. 골무는 2023년 5월생이다. 2026년 3월까지 약 3년에 가까운 시간을 살았다. 사람으로 치면 110~120세에 해당한다.
하지만 보호자가 선택한 것은 포기가 아닌 끝까지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스스로 물조차 마시기 어려워진 골무를 위해 시간을 맞춰 물을 먹이고 음식을 불려 건네며 곁을 지켰다.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마지막 교감의 시간이었다.
보호자에 따르면 골무는 겁이 많은 '샤이가이' 햄스터였다. 보통의 햄스터와 달리 문을 열어둬도 탈출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은신처에서 보냈다. 보호자는 그런 골무를 억지로 깨우지 않고 2년이 넘는 시간을 들여 천천히 신뢰를 쌓았다.
그리고 노년에 이르러서야 변화가 시작됐다. 이름을 부르면 부스스 일어나 다가오고 보호자의 인기척만 느껴도 집 앞으로 나오는 모습. 겁 많던 햄스터가 온전히 마음을 내어준 순간이었다. 보호자는 "그래서 더더욱, 털이 빠지고 쭈글쭈글해진 할아버지 골무가 더 사랑스러웠다"고 말했다.
골무는 성격도 남달랐다. 햄스터 특유의 '콱' 무는 행동 대신 조심스럽게 냄새를 맡고 이빨로 살짝 눌러보는 정도였다. 단 한 번도 보호자를 세게 문 적이 없었다. 먹이 역시 사료보다 자연 식품을 선호하는 '웰빙형'이었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골무의 몸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털이 빠지고 각질이 생기며 상처까지 보이자 보호자는 동물병원을 찾았다. 작은 생명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수의사의 모습에 깊이 감동했다. 약을 먹이는 과정에서는 또 다른 추억이 쌓였다. 낯선 맛에 놀라 입을 꾹 다무는 모습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다행히 서서히 스스로 약을 받아먹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골무는 보호자의 손안에서 잠들 듯 조용히 생을 마쳤다. 마지막까지 건네는 물을 받아먹었고 보호자의 온기 속에서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그 표정은 꼭 웃는 듯 보였다.
보호자는 "햄스터는 보통 2년 정도 산다고 하는데, 골무는 3년 가까이 제 곁에 있어 준 정말 고마운 아이였다"며 "사람으로 치면 100세를 훌쩍 넘긴 나이까지 함께해 준 것이라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밤마다 들리던 쳇바퀴 소리와 작은 인기척은 사라졌지만 그 기억은 여전히 또렷하다"며 "몸집이 작다 해서 절대 교감의 크기까지 작은 건 아니었다. 골무를 통해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전했다.
◇ 이 코너는 뉴트로 사료와 그리니즈 덴탈관리제품 등을 제조하는 '마즈'가 응원합니다. 수의사와 공동개발한 아이엠즈 사료를 선보이고 있는 한국마즈는 사연이 채택된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사료 또는 간식을 선물합니다. [해피펫]
badook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