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유령주식' 손해액 절반 배상해야…피해자 2심도 승소
"내부통제 기준·위험관리 기준 제대로 못 갖춰"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배당 입력사고'(이하 배당사고)로 손해를 본 피해자에게 추정 손해액의 절반을 지급해야 한다는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월 1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3부(당시 부장판사 예지희 최복규 신영희)는 채 모 씨가 삼성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2심에서 다시 채 씨의 손을 들어줬다.
사건은 삼성증권 증권관리팀 담당자가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당 1000원이 아닌 1000주로 잘못 입력하면서 시작됐다. 2018년 4월 6일 우리사주 조합원 2018명 증권계좌에 삼성증권 발행주식(8900만 주)의 30배가 넘는 28억 1295만 6000주가 입고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직원이 잘못 입고된 주식을 매도하면서 삼성증권 주가는 폭락했다. 이러한 배당사고로 당일 삼성증권 거래량은 전 거래일의 40배 이상인 2080만 주에 다다랐고 주가는 비정상적으로 변동했다. 주가는 장중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1.68% 하락한 3만 515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채 씨는 배당사고 직후 거래일인 2018년 4월 9일 보유 중인 삼성증권 주식 중 5000주를 주당 3만 7100원에 매도했다. 또 나머지 1만 8284주를 주당 3만 7050원에 팔아치웠다.
채 씨는 삼성증권이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의 내부통제 제도를 갖추지 못해 배당 오류 사고를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고 이후 대응을 잘못한 과실로 삼성증권 직원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해 배당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주가가 사고 당일(6일) 오전 11시 4분쯤 직전 거래일의 수준인 3만 9000원을 회복했다고 주장했다. 사고 직후 거래일에 삼성증권 주가가 하락한 것은 배당사고 원인과 손실 규모, 금융당국 예상 제재 수준 등을 거론한 언론 보도에 따라 시장에 투매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삼성증권은 내부통제제도를 충분히 갖추고 있었음에도 담당 직원과 부서장이 '통상적인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을 뿐이고 사고 당시 상황 전파, 매매 정지 등을 충분히 이행해 사후 대응을 잘못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삼성증권이 내부통제 기준과 위험관리 기준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사후 대응 조치도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배당사고가 없었을 경우, 2018년 4월 6일 삼성증권 주가는 주당 3만 9650원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추정 정상 주가(3만 9650원)에 채 씨가 주식을 매도한 2018년 4월 6일의 종가(3만 7200원)를 뺀 금액(2450원)에 채 씨가 보유 중인 주식 수(2만 3284주)를 곱해 채 씨의 손해액을 5704만 5800원으로 확정했다.
다만 △주식 변동 요인이 다양하다는 점 △주식을 매도한 직원들의 범죄행위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끼친 점 △삼성증권이 이미 100억 원 가까운 손해를 본 점 등을 고려해 삼성증권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따라서 채 씨에게 손해액(5704만 5800원)의 절반인 2852만 290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삼성증권은 해당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 재판부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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