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방 아빠·오빠가 성추행…결혼했더니 "시부 제사 잊어?" 남편 폭력

(JTBC '사건반장' 갈무리)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가정폭력으로 전치 8주 진단받은 여성이 이혼 위기에 놓였다.

25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30년 전 입은 상처로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는 4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A 씨는 동네 어르신 소개로 공장을 운영하는 남성과 결혼했다. A 씨는 결혼 후 시어머니, 시할머니까지 모셔야 했고, 임신 중에도 병시중을 들어야 했다.

1남 1녀를 낳고 잘 사는 듯했으나 가장 힘들었던 건 남편의 가정폭력이었다. 남편은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A 씨에게 풀었다. 조금이라도 심기를 건드리면 윽박지르고 물건을 던졌다.

그러나 시부모와 자녀들 앞에서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시부모 앞에서는 세상 둘도 없는 효자였지만, A 씨 앞에서만 서면 난폭해졌다. A 씨는 폭력을 당하면서도 아이들이 알면 상처를 입을까 봐 철저히 감추며 혼자 속앓이했다.

시어른들이 돌아가신 후 시집살이도 끝났겠다 가정이 평안해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남편의 폭력은 더 심해졌다. 일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자녀들이 없을 때 툭하면 시비를 걸고 주먹으로 때렸다.

결정적인 사건은 A 씨가 지난해 시부모 제사를 깜빡한 뒤 벌어졌다. 남편도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뒤늦게 알게 된 남편은 A 씨를 발로 밟고 주먹으로 때렸다. 이 일로 A 씨는 전치 8주를 진단받고 입원했다. 자녀들은 그제야 뒤늦게 아버지의 실체를 알게 됐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A 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오빠에게 추행을 당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 시절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를 견디다 못해 어머니가 집을 나가면서 A 씨는 아버지, 오빠와 함께 셋이서 단칸방에서 생활하던 중 몹쓸짓을 당했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와 남편의 폭력으로 A 씨는 깊은 우울증에 빠져들었고, 자녀들의 권유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A 씨는 "부모 형제가 없으니 남편과 시댁 식구들이 나를 더 무시한 것 같다"며 "힘들지만 이런 일을 겪어 아이들도 알게 되고 이참에 내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털어놨다.

손수호 변호사는 "평생 한 번도 겪지 못할 힘든 일이 겹쳐 있다. 정신적인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남편하고도 이혼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혼이 능사는 아니지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폭력은 참는다고 답이 나오지 않는다. 자녀들하고도 이번 기회에 깊게 얘기해 보면 더 좋은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