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가능해?"…고물가에 1인 가구 '1000원 채소' 인기

직거래·못난이 농산물 구매…동네 '소분 모임'도 인기
"1인 가구 증가 맞물려 소량·저가 소비 계속 확대 전망"

한 업체의 '1000원 채소'를 구매한 소비자는 "한 상품당 1000원이라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할만큼 좋은 상품이 와서 만족했다"는 후기를 남겼다.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양배추 한 통 1000원, 너무 신세계다."

고물가 속 이른바 '1000원 채소'가 입소문을 타며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초소량 장보기'가 새로운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2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6.1%를 기록하며 이미 '3가구 중 1가구' 수준에 도달했다.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하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식품 물가(2.5%)와 외식이 포함된 음식·숙박 물가(3.0%)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체감 물가 부담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1000원 채소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부 농산물을 소량 단위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때 접속자가 몰려 '식재료 티케팅' 현상까지 벌어졌다.

해당 업체들은 산지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기존 유통 단계를 줄이고, 모양이나 크기 등 상품성이 떨어져 시장에서 저가로 거래되거나 폐기되는 농산물을 선별해 활용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 일부 저가 농산물을 두고 원산지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당국 점검 결과 국내산으로 확인됐다.

1000원 채소를 판매하는 한 플랫폼 관계자는 "고물가로 집밥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소량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다"며 "상품성이 떨어진 농산물을 활용해 농가 손실을 줄이고 소비자 가격도 낮추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고물가와 이상기후 영향으로 채소 가격 변동이 커지면서 냉동채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2월 4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는 모습. 2026.2.4 ⓒ 뉴스1 김민지 기자

실제 이용자들은 가격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서울시 중구에 거주하는 교사 김 모 씨(36)는 "혼자 살다 보니 채소를 사면 남아서 걱정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마트와 비교해도 당연히 싸다고 느껴 배송비 3000원이 추가돼도 고민 없이 주문했다"고 밝혔다.

1인 가구 특성상 소량 구매에 대한 수요도 컸다. 서울시 성동구에서 자취하는 윤 모 씨(37)는 "혼자서는 대량 소비가 어려워 친구들과 공구를 자주 했다"며 "배달비, 외식비 부담이 커지고 건강을 위해 간편 식품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는데 이런 업체가 있어서 좋다"고 했다.

대용량 상품을 함께 구매한 뒤 나누는 '소분 모임'도 1인 가구 사이에서 인기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의 한 소분 모임은 필요한 식품·생필품 등을 의논해 대용량으로 구매한 뒤 나눠 갖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500명이 넘는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비 변화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구조적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1인 가구 증가로 소분된 식재료에 대한 선호가 확대되고 있다"며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해지면서 무조건 저렴한 상품에 손이 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상품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된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의 신뢰를 갖고 구매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소량·저가 중심 소비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