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열차에서 울 뻔했다"…자리 양보한 부부에 감동한 애 엄마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열차 안에서 아기를 안고 서 있던 여성에게 한 부부가 자리를 양보한 사연이 전해지며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오늘 열차에서 울 뻔했습니다. 진짜 이런 분들이 계시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오늘 열차에서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일을 겪었다. 혹시나 그때의 고마운 분들께 제 마음이 닿을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남긴다"라고 운을 뗐다.
A 씨에 따르면 오후 3시 47분 영주에서 청량리로 향하는 열차를 탔다. 명절을 맞아 입석 표만 겨우 구한 상황이었고, 열차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유모차에 있던 아기가 계속 울어 A 씨는 결국 아이를 아기띠로 안은 채 서 있어야 했다.
그때 어느 한 남성이 다가와 "아기 엄마 어디까지 가세요? 빈자리 있는데 오세요"라고 말을 건넸다. 안내를 따라가 보니 선한 인상의 아주머니가 앉아 있었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부부였다. 이들은 예매한 두 좌석 중 한 자리를 A 씨와 아이에게 선뜻 내어주었다.
A 씨는 "순간 너무 당황했고 감사해서 울컥했다. 두 분은 한 좌석에 불편하게 앉으시면서 저와 아기에게 창가 자리를 권해주셨다. 정말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의 배려였다. 생전 처음 받아보는 상황이라 마치 몰래카메라를 당하는 기분까지 들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부부는 열차에 탑승하자마자 아기를 안고 서 있는 A 씨를 보고 표를 구하지 못한 상황일 수 있겠다고 짐작해 먼저 목적지를 물어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명절에 어렵게 구하신 좌석일 텐데 타인에게 선뜻 양보해 주신 마음이 정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세상에 이런 배려가 가능한가, 그리고 이런 일을 내가 직접 겪을 수 있는 건가 싶었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청량리역까지는 한 시간 반 넘게 남아 있었기에 솔직히 마음 한편으로는 '내가 여기에 앉아도 되는 걸까' 계속 고민이 됐다. 그런데도 두 분은 정말 괜찮다며 저와 아기를 창가에 앉히고는 의자 하나에 불편하게 앉으면서 '이런 기회에 더 가까이 앉는 거죠'라고 웃어주셨다"라고 전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A 씨는 감사의 뜻으로 연락처를 물었지만 부부는 "아기 잘 키우라"는 말만 남긴 채 끝내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오늘 제가 양보받은 건 단순한 좌석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를 새로 선물 받은 느낌이었다. 나도 타인에게 같은 배려를 할 수 있을까 여러 번 생각해 보게 됐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더욱 마음이 숙연해졌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부부는 서로 닮는다더니 멋지게 나이 잘 드신 부부", "나중에 다른 아기 엄마 보면 도와주시면 될 듯", "마음은 누구라도 있겠지만 행동은 아무나 못 하는 일이다. 마음의 여유만큼 품위가 가득한 부부이신 것 같다. 저런 분들 때문에 살만하다", "왜 내가 눈물이 나는 거지", "이유 없는 선행 똑같이 다른 사람한테 베풀면 된다.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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