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에 커피 기부하자 '부정 청탁' 시비…"무거워 놓고 온 것" 재치 대응

 소방관들이 인명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 뉴스1 박세연 기자
소방관들이 인명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소방관에게 건넨 커피를 나눔한 한 시민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 소방관에게 전달된 기부 물품을 둘러싼 민원 논란이 제기된 상황과 맞물리며 다양한 관심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12일 SNS에는 "커피를 좋아해서 지갑을 탕진했다. 너무 무겁더라. 그래서 소방서에 두고 왔다"는 글이 확산됐다.

글쓴이 A 씨는 댓글 창에 "이런 것도 민원 넣으면 진짜 악마다"라는 한 팔로워의 걱정에 "민원 넣으면 잠깐 맡겨놓은 거라고 하면 된다"며 "처음이라 너무 떨렸다. 다음 편도 기대해달라"고 의연하게 대응했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계속해서 최근 사례를 언급하며 우려를 드러냈다.

앞서 소방관에게 노고에 대한 격려의 차원에서 커피를 전달했다는 사연들이 보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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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A 군은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구입해 당시 발급받은 민생 회복 소비쿠폰으로 커피를 구매해 한 소방서에 전달했다.

A군은 "부모님이 세종전통시장에서 장사를 하는데 지난겨울 시장 화재 당시 소방관분들이 애써준 것을 보고 꼭 보답하고 싶었다"며 "민생 회복 소비쿠폰을 뜻깊게 사용해서 더 기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부소방서 측도 "학생의 따뜻한 응원이 소방관들에게 큰 힘이 됐다"며 "시민과 함께하는 안전하고 따뜻한 소방서를 만들어 가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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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B 씨는 지난해 10월 동네 소방서에 커피 50잔을 전달했다가 최근 소방서로부터 제공 경위와 특정 소방관과의 이해관계 여부에 대한 소명 요청을 받았다. 누군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며 이와 같은 촌극이 벌어졌다.

당시 B 씨는 "목숨을 걸고 일하는 분들에게 고작 커피를 전한 것이 이해관계에 해당한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응원과 선행이 민원이라는 행정 절차로 돌아온다면 누가 나서서 감사 인사를 전하려 하겠느냐"고 호소했다.

소방 당국은 민원이 접수된 이상 절차에 따라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면 확인 절차는 불가피하다"며 "처벌이나 징계 대상은 아니었고 규정상 외부로부터 선물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안내하는 계도 차원 조치로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커피 50잔이 한쪽에서는 훈훈한 미담으로, 다른 한쪽에서는 소명 대상이 된 배경을 두고 시민의 자발적 응원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