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재판소원' 추진…법원행정처 "실질적 4심제·헌법 위반 소지"

재판소원 허용 위해선 헌법 개정 필요…입법만으론 도입 불가
재판 반복·지속으로 소송비용 증가, 국가 경쟁력 약화 우려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다중노출 촬영) 2025.12.8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법원행정처가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재판소원 도입에 대해 "실질적으로 4심제 도입과 같아 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행정처는 이로 인해 소송 지연과 과도한 비용 발생 우려를 제기하며, 개정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요구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재판소원' 도입을 뼈대로 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서 법원행정처는 "재판소원을 허용하려면 헌법 개정이 필요하며, 입법만으로 도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헌법 101조에서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명시한 점을 근거로, "불복이 있다고 대법원을 넘어 재판을 거듭하면 헌법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재판소원, 실질적 4심제…소송비용·업무 과부하 우려"

재판소원을 도입하면 실질적인 4심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담겼다. 법원행정처는 "재판소원은 실질적·규범적으로 4심제 도입에 해당하며, 재판 지속과 반복으로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적었다.

이어 "거의 모든 사건에서 재판 종결이 늦어지고 소송비용만 과다하게 발생하는 고비용·저효율 제도"라고 비판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김선수 전 대법관이 재판소원에 관해 '신중론'을 제기한 언론 기고와 인터뷰 내용도 인용했다.

문 전 대행은 지난해 12월 대법원 공청회에서 "재판소원은 실질적 4심제로 흘러 국민에게는 사건 처리 지연과 소송비용 증가를, 헌재에는 업무 과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법관은 한 언론 기고에서 "재판소원 도입 여부는 헌법 개정 시에 진지하게 검토할 문제이고 현행 헌법하에서 도입할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법원행정처는 또 개정안이 제시하는 재판소원 허용 사유가 한정돼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법원행정처는 "재판소원 허용 사유를 한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이 추상적이고 불분명해 실질적으로 사유를 한정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했다.

개정안 내용 중 '법원의 재판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라는 요건에 관해 "사실상 제한 없이 재판소원을 청구할 수 있어 남소 우려가 크다"고 했다.

헌재는 찬성…법원 배제 땐 기본권 사각지대 우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5월과 11월 법사위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재판소원 도입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헌재는 "헌법소원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법원의 재판도 대상에 포함되어야 하며, 제외할 경우 기본권 구제의 폭넓은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에 찬성하며, 이번 개정안은 여당의 사법개혁 추진의 일환으로 발의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상정·처리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