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뽈거리던 뚱뚱 슈나우저"…보호소 석 달 만에 뼈만 남았다

[가족의발견(犬)]개인 봉사자가 보호 중인 슈가

지난해 8월 청주 상당구의 한 거리에서 발견된 슈가의 시 보호소 입소 당시 모습(왼쪽)과 3개월 후 모습(인스타그램 white_world1117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도로 위를 혼자 '뽈뽈거리며(빨빨거리며)' 돌아다니던 뚱뚱 슈나우저. 매우 순하며 덩치가 제법 큼."

지난해 8월 충북 청주 상당구의 한 거리에서 발견된 슈가의 공고 내용에 적혀 있던 특이 사항이다.

그러나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는 시간이 석 달이나 이어지면서 '뽈뽈거리던(빨빨거리던)' 슈가는 보호소 철창 안에서 빠르게 쇠약해졌다.

1일 슈가를 구조한 청주 보호소 봉사자들에 따르면, 슈가는 발견 당시 7㎏이던 체중이 4.8㎏까지 줄었고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야위었다. 지속적인 설사로 탈수 증세까지 겹쳤다.

구조 당일 오전 안락사 명단에 올랐던 슈가(인스타그램 white_world1117 제공) ⓒ 뉴스1

배변 후 머리로 반복해서 덮는 습관은 당시 정형행동으로 오해받았다. 보호소에서는 이 행동을 노령성 치매 증상으로 판단했고 급격히 나빠진 건강 상태와 맞물리며 슈가는 안락사 명단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이후 임시 보호와 돌봄 과정에서 해당 행동이 치매가 아니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다행히 이 소식을 접한 보호소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슈가는 지난해 11월 임시 보호 가정으로 옮겨졌다.

슈가를 임시 보호한 봉사자 A 씨는 "슈가는 그간의 고생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집에 오자마자 배부르게 밥을 먹고 코를 골며 푹 잠들기를 반복했다"라며 "그 모습을 보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마음이 아파 가슴이 저렸다"고 말했다.

슈가는 보호소에서 나온 후 며칠 동안 밥을 배불리 먹고 잠을 자기 바빴다(인스타그램 white_world1117 제공). ⓒ 뉴스1

A 씨의 보살핌 속에서 슈가는 조금씩 기운을 되찾기 시작했다. 지속된 설사의 원인이었던 트리코모나스 감염 치료를 마치고 정상적인 배변을 하게 됐다.

슈가의 몸 상태는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짐작하게 한다. 짖어도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아 성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기력을 회복한 뒤 진행한 스케일링에서는 심한 치석과 함께 이빨 사이에 나뭇가지와 풀이 다량 끼어 있었다는 설명도 들었다. 이후 유선종양이 발견돼 수술받았다. 다행히 악성은 아니었다.

기력 회복 후 친구에게 장난을 치는 슈가(인스타그램 white_world1117 제공) ⓒ 뉴스1

현재 슈가는 원 구조자인 B 씨의 집으로 이동해 보호받고 있다. 구조자에 따르면 슈가는 10살 이상으로 추정된다. 건강검진 결과 복부 초음파 소견은 깨끗했고 심장에서도 뚜렷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심초음파 검사에서 심장사상충 양성이 확인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힘든 시간을 지나왔지만 슈가는 놀라울 만큼 온순하다. 보는 사람마다 "이렇게 순한 개는 처음 본다"고 말할 정도다. 사람을 보면 졸졸 따라다니다가 품에 폭 안겨 눈을 맞추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 품에 안겨 눈 마주치길 좋아하는 슈가(인스타그램 white_world1117 제공) ⓒ 뉴스1

A 씨는 "여러 마리 개를 보호하고 있지만 슈가처럼 돌봄 난도가 낮은 개도 드물다"라며 "사회성도 좋아 다른 개와 잘 지내고, 집에서는 자신의 방석에서 조용히 쉬거나 사람을 따라다닌다"고 전했다.

다만 손을 위로 올리면 깜짝 놀라 움찔하는 모습도 보인다. A 씨는 "학대를 받았을 가능성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라며 "그럼에도 쓰다듬어주면 몸을 완전히 사람에게 기대고 행복해하는 순둥이"라고 말했다.

구조자 B 씨는 "슈나우저는 요즘 보기 쉽지 않은 유행이 지난 종이지만 슈가는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 껌딱지"라며 "유기견의 아픔을 이해하고 끝까지 함께해 줄 따뜻한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 껌딱지 슈가(인스타그램 chainju62 제공) ⓒ 뉴스1

슈가/ 슈나우저/ 10살 이상 추정/ 암컷(중성화 완료)/ 6㎏

입양 문의 카카오톡 qeen620

◇이 코너는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가 응원합니다. 레이앤이본과 닥터레이 브랜드를 운영 중인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는 가족을 만난 입양동물들의 행복한 새 출발을 위해 자연식 사료(간식)와 영양제(영양보조제) 등을 선물합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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