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공천심사 회의록 공개하고…공천비리 발생시 보조금 삭감해야"

공천헌금·과소경쟁 등 지적…국민참여경선·오픈프라이머리 등 제안
"공천 비리는 개인 아닌 정당 문제" 정당 책임 강조

하상응 경실련 정치개혁위원회 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27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2026 지방선거 무엇을 바꿀것인가?' 지방정치·지방분권·지방자치 대전환 연속 공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단체가 최근 불거진 '공천헌금' 논란과 지역주의에 따른 '과소경쟁'을 끊기 위해 공천 시스템은 물론 선거·정당제도 전반을 함께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천 과정의 주민 참여를 넓히고, 비례대표 확대 등 선거제 개편을 병행하는 한편 공천비리 발생 시 정당 책임을 강화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2026 지방선거, 무엇을 바꿀 것인가, 지방정치, 공천헌금과 지역주의를 넘어'를 주제로 공개 간담회를 열고 국민참여경선·오픈프라이머리(완전 개방형 경선) 도입, 공천심사 회의록 공개, 비례대표 확대 등을 포함한 개혁 과제를 논의했다.

이날 첫 토론자로 나선 하상응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최근 불거진 공천헌금 논란을 거론하며 "지방선거 후보로 등록하고 당선되기 위해선 그 지역구 국회의원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민참여경선이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통해 공천 과정에 지역 주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회옥 경실련 정치개혁위원(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지방선거 무력화의 원인을 '지방정치의 중앙정치화'와 '과소경쟁'으로 규정했다. 그는 "무투표 당선의 폭증이 대표적인 증거"라며 "지방선거가 민주적 경쟁의 장으로서 의미를 상당 부분 잃은 상태"라고 말했다.

정 위원은 이어 "정당의 자유가 너무 남용된 것에 대해서는 법제화를 통해 엄격하고 실효성 있게 강제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천심사 최소 기준의 법제화와 공천심사위원 외부 인사 참여 등을 거론하며 "무엇보다 공천심사 회의록을 선관위에 제출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진미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선거제도 개편을 '단일 처방'으로 접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송 조사관은 "의원 정수와 선거구 획정, 비례대표 비중이 서로 연동된 구조"라며 "비례대표 확대는 숫자 하나만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관련 조항들을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상응 경실련 정치개혁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27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2026 지방선거 무엇을 바꿀것인가?' 지방정치·지방분권·지방자치 대전환 연속 공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노건형 경실련 지역협의회 운영위원장(수원경실련 사무처장)은 기초단위 정당공천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정당공천이 폐지되지 않는 한 현역 의원 입김을 막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공천이 선거 직전에 이뤄지는 구조에서는 신인 정치인이 자신을 알릴 기회 자체가 부족하다"며 "공천 확정 시점을 앞당기고 기탁금·선거비용 보전 제도를 신인·청년 정치인에게 유리하게 손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담회 말미에는 공천비리의 '정당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과 함께 유권자 참여가 변화를 좌우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회옥 위원은 선거 시스템의 미비를 지적하며 "공천비리가 발생하면 공천이 무효가 돼야 하는 것은 물론, 재보선 비용도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부담해야 한다"며 "재보선을 하고도 이후 입후보 제한이 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공천 비리는 개인 문제가 아니라 정당의 문제"라며 공천 비리가 발생하면 정당 국고보조금을 삭감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하 위원장은 지방선거에서의 유권자 참여를 강조했다. 그는 "정당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다만 정치인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단 하나, 유권자"라며 "지방선거 투표율이 50%일 때와 80%일 때 정당은 다르게 행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표율 제고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경실련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하는 '2026 지방선거 연속 간담회'의 첫 행사다. 경실련은 다음 달 3일과 10일, 3주에 걸쳐 릴레이 간담회에 나선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