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집은 막내가 가져" 아빠 영상에 집안이 뒤집혔다…뒤집을 수 있나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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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병상에서 찍은 영상이 유언으로써의 법적 효력이 있을까.

2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형제와 동서들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삼형제 중 장남이라고 밝힌 A 씨는 "어머님이 돌아가신 뒤에도 저희 형제들은 수년간 아버지 댁을 번갈아 방문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화목하게 지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늘 '내가 죽고 나서 너희끼리 싸우지 마라'라고 당부하시곤 했다. 아버지는 뇌출혈로 병상에 계실 때 삼형제와 며느리들은 정성을 다해 간병했다"라고 밝혔다.

장례를 치르고 나서 형제의 비극이 시작됐다. 장례를 마치고 모인 자리에서 막내 부부가 휴대전화 영상 하나를 꺼냈다.

영상 속에서 아버지는 기력이 쇠한 목소리로 "집은 막내가 가져라. 병원에서 제일 많이 챙겨준 건 막내잖니. 형들은 이해해 다오"라고 말했고, 막내는 "네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그 순간 거실에는 차가운 정적이 흘렀고, 막내 제수씨가 "아버님의 유언이니 집은 저희 거예요"라며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자 참아왔던 갈등이 터져 나왔다. 둘째 동생 부부는 "용돈은 우리가 제일 많이 드렸는데 서운하다"라고 하면서 맞섰고, A 씨 아내도 "정신이 온전할 때 찍은 게 맞냐. 날짜도 증인도 없지 않냐"라고 말했다.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A 씨는 "아버지의 유언대로 우애를 지키고 싶었지만 형제들 사이는 멀어질 대로 멀어졌다. 아버님의 목소리만 담겨 있는 유언이라는 영상, 명확한 표현도 없고 형식도 갖추지 못한 이 녹음 영상이 과연 법적인 효력이 있는 거냐"라고 물었다.

홍수현 변호사는 "아버지는 유증 의사로 녹음한 것이 짐작은 된다. 하지만 '집을 막내가 가려자'라고 말했을 뿐 우리 법에서 인정하는 녹음 유언의 요건인 유언 취지나 아버지의 성명을 말하는 것이나 녹음 년, 월, 일을 말하지 않았다. 녹음 유언 요건을 흠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증인 진술도 없어서 아버지 녹음을 유효한 녹음 유언으로 볼 수는 없겠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만일 둘째가 지급한 용돈이 단순한 용돈을 넘어서 생활비 지급, 셋째의 간병이 간병 인력을 대체할 수준으로 다른 형제들에 비해 월등히 그 양이 많다면 기여분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라면서도 "이 사연에서는 기여분이 인정되기 어려워 보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둘째가 말하듯 단순한 용돈이라고 이야기했고 아버지는 연금으로 생활하신 것으로 보인다. 또 셋째가 좀 더 자주 온 것 같기는 하지만 삼 형제가 고루 나누어서 간병을 한 사정 또한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형제 모두 법정 상속분에 따라 아버지의 유산을 나누게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