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수건·비행기 담요…뭐든 보면 슬쩍 챙기는 엄마 "돈 냈잖아" 당당

(JTBC '사건반장' 갈무리)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도벽 증세를 보이는 엄마 때문에 난감하다는 4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A 씨는 23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이상한 버릇이 있었다. 어디든지 돈을 내고 갔다 오면 뭐라도 하나 챙겨 왔다. 식당에서는 이쑤시개나 사탕을 한 움큼씩 가져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는 목욕탕에 갈 때마다 수건을 하나씩 챙겨왔다. 집에는 '훔쳐 가지 마시오'라고 쓰여 있는 수건도 여러 개 있다"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비행기를 탈 때면 꼭 기내에 있는 담요를 가져왔다. A 씨가 "이러지 마. 왜 그래"라고 하면 어머니는 "이거 다 비행기 티켓값에 들어간 거다"라고 이야기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급기야 자식들 물건도 가져갔다. 멀리서 살던 어머니가 손주들을 보러 종종 왔는데 어머니만 다녀가면 물건이 하나둘씩 없어졌다.

어머니는 마트에서 사다 놓은 간식을 보며 "요즘은 이런 것도 파냐"라면서 관심을 보였다. A 씨가 "좀 가져가서 드셔보셔라"라고 말하자 손사래를 치며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떠난 뒤 아니나 다를까 간식이 눈에 띌 만큼 많이 사라져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집에서 사용하던 두루마리 휴지도 항상 2~3개씩 없어졌다.

A 씨는 "비싸거나 좋은 물건은 아니다. 말만 하면 줄 수 있는 물건들을 자주 챙겨가셨다. 부모님 형편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아버지가 퇴직 공무원이어서 연금을 받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데도 가져간다"라고 말했다.

하루는 올케네 집에서 육포를 가져와 아버지와 함께 먹었다가 크게 탈이 난 적이 있었다. 알고 보니 육포는 반려견용이었고, 유통기한까지 지난 상태였다.

최근에는 매일 찾던 노인복지관 이용 정지 처분을 받았다. 김치, 과일을 몰래 훔친 것도 모자라 화단에 있던 꽃을 훔치다 현장에서 적발됐다.

A 씨는 "너무 창피하고 죄송한 마음에 변상금을 내고 돌아왔다. 엄마에게 정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덜컥 걱정된다"라고 털어놨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이분을 알뜰하다는 정도로 보면 안 될 것 같다. 충동 조절을 못 하는 도벽인 것 같다. 어머니를 비난하거나 화내도 들을 것 같지 않다. 공공장소는 같이 가주거나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얘기해주며 행동을 조절해야 한다. 심할 경우 전문가 상담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