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5년…"재정책임 강화·인사 일원화해야"
국비 비중 10% 불과…인사권과 지휘체계 분리도 한계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전국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지 5년이 지나면서 인력 확충과 예산 증대 등 가시적인 변화도 있었지만, 인사·지휘체계와 재정 구조는 여전히 지방 의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에서 일관된 지휘와 균형 잡힌 예산 집행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이슈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소방공무원 수는 2017년 4만 8042명에서 2024년 6만 6802명으로 약 39% 늘었다. 인력 증가로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인구는 같은 기간 1091명에서 766명으로 줄었다. 현장 인력 부족이 완화되며 화재·구조 대응 역량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산도 함께 늘었다. 담뱃세와 연동되는 소방안전교부세의 교부율이 20%에서 45%로 확대되면서, 지방 소방예산은 2019년 5조 5065억 원에서 2025년 8조 1478억 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예산 구조를 자세히 보면 여전히 지방자치단체 재정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전체 소방예산 중 국비 비중은 2019년 7%에서 2021년 14.9%로 잠시 올랐지만, 2022년부터 감소해 2025년 10.7%에 그쳤다.
인건비의 대부분은 여전히 지방비로 충당되고 있다. 2025년 기준 전체 인건비 예산 6조 3632억 원 가운데, 소방안전교부세로 지원되는 인건비는 5476억 원(8.6%)에 불과하다. 신분은 국가직이지만, 재정 구조는 여전히 지방 중심인 셈이다.
국가직 전환으로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인구수가 감소했으나, 지역 간 차이는 여전하다. 1인당 담당인구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로 2024년 기준 1255명을 담당하고 있고, 가장 적은 지역은 전남 396명으로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방 재정 여건에 따른 지원 차이도 크다. 1인당 피복비는 부산·제주 25만 원, 울산 70만 원으로 약 3배, 위탁교육비는 부산 4만 1000원, 충북 42만 8000원으로 10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인사·지휘체계의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소방공무원의 신분은 국가직이지만, 지방자치법상 소방업무는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로 규정됐다. 이에 소방본부는 시·도지사 직속으로 두고, 임용권과 지휘·감독권 역시 시·도지사가 행사한다.
소방청 내부에서도 인사권과 지휘체계의 분리를 구조적 한계로 보고 있다. 경찰이 지방청까지 중앙조직 직속으로 일원화된 것과 달라, 재난 대응에서 소방청은 국가 단위의 지휘 일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기획재정부는 '소방사무가 지방사무이므로 지방정부가 재정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이 되어도 예산 구조와 책임 주체는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남아 있다.
보고서는 향후 개선 방향으로 국가의 재정책임 강화를 제시했다. 인건비를 국비로 전환해 국가의 책임을 실질화하고, 확보된 지방재정 여력은 노후 장비 교체나 청사 현대화 등 서비스 개선에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담배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담뱃세에 연동된 소방안전교부세의 불안정성도 지적됐다. 화재보험금에 대한 부담금 부과나 소방발전기금 설치 등 새로운 소방재원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법제도 차원에서는 소방사무를 현실에 맞게 재분류하고,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해 국가와 지방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재난의 성격이 지역 단위를 넘어선 만큼, 일부 소방사무는 국가사무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소방청을 중심으로 인사·지휘체계를 개편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도지사에 위임된 인사권의 범위를 조정하고, 대형재난 대응 부서 관련 인사권 또는 인사 승인권을 소방청장에게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지휘권과 관련해서는 시·도지사의 소방 지휘·감독권을 평상시로 국한하는 방향도 고려 대상이다.
박윤정 입법조사관은 "지역별 특징과 일부 소방사 무의 자치사무로서의 성격으로 인해 완전한 조직 일원화가 어렵더라도, 국민의 안전을 위해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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