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피격' 유족, 박지원 1심 판결문 공개…"UN·공수처에 제공 계획"

유족 대리 "피격·소각 사실관계 불명확한 시점이기에 은폐 적기"
유족 "목숨 위태로운 상황 알면서도 '구조' 지시한 사람 없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유족 이래진씨(왼쪽)와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19일 서울 서초구 한 사무실에서 서해 피살 사건의 판결문 공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1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유족이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지원 당시 국가정보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문을 공개하며 이를 수사기관과 국제연합(UN)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1심 판결에 일부만 항소한 서울중앙지검의 박철우 검사장과 항소 포기를 압박했다고 의심받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고발장을 접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2월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게 해당 판결문을 제출할 계획이다.

유족 이래진 씨와 그의 법률대리를 맡은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에서 기자회견을 판결문 일부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지난달 26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의원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 5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2일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의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 등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하고 박 의원과 서 전 장관, 노 전 실장의 직권남용 혐의 등은 항소하지 않아 무죄가 확정됐다.

박 의원 등은 2020년 9월 22일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게 피살된 사실을 고의로 은폐하고 자진 월북한 것으로 왜곡 발표하고, 관련 첩보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19일 서울 서초구 한 사무실에서 서해 피살 사건의 판결문 공개 기자회견에서 판결문을 공개하고 있다. 2026.1.1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김 변호사는 검찰의 일부 항소를 두고 "검찰의 항소포기 공소사실에 대한 쟁점은 관련 정보의 삭제가 국가가 구조를 다하지 못한 책임과 피격 사실을 숨기기 위한 은폐였는지, 아니면 보안유지 정보통제라는 직무상 조치였는지 여부"라며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피격·소각 사실관계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확인되지 못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은폐 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고 봤으나, 그 시점이야말로 오히려 은폐 및 삭제의 적기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유족 이 씨는 "국정원에서 '살려주세요', '살아는 있으나 눈 밑이 검게 변하고 생명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감청을 했음에도 그대로 방치했다. 국정원과 777부대, 연평도 해병대의 감청에서 보듯 당시 상황은 긴박했고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음에도 '살려내라', '구조하라'는 자들이 단 한명도 없었다"면서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재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특별검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앞서 유족 측은 지난 7일 검찰이 부분 항소한 것과 관련해 김 총리와 박 지검장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유족 측은 김 총리가 공개적으로 검찰의 항소 포기를 압박하는 발언을 했고, 박 지검장이 항소 기한이 임박했음에도 사건 재분석을 지시한 게 모두 직권을 남용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 변호사는 "2월 한국을 방문하는 유엔북한인권보고관에게 북한의 만행, 한국 정부가 이 씨를 구조하지 않은 사실을 입증하는 이 판결문을 전달할 것"이라며 "공수처에 반쪽짜리 항소와 관련해 직권남용으로 고발했는데, 이를 증거로 공수처에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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