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한파 속 보신각 향한 시민들 "사랑·건강 그리고 연대 소망해"
아이와 함께 찾아온 시민 "우리 가족 사랑하게 해주세요"
반려견 함께 제야의 종 "댕댕이도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
- 박동해 기자,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김종훈 기자 = "현재 서울 전역에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거리를 걷는 시민들의 휴대전화가 안전 안내문자 알람이 울렸다. 하지만 옷깃을 파고드는 세밑 한파에도 2026년 새해를 여는 제야의 종 타종 소리를 듣기 위해 보신각으로 향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줄을 이었다.
체감온도가 영하 13도로 떨어진 날씨에도 시민들은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따뜻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날 오후 7시 30분쯤 아이와 다섯 살 아들과 함께 보신각 주변을 구경하던 박은희 씨(39·여)는 아이와 함께 노트에 "우리 가족 서로 사랑하게 해달라"는 새해 소원을 적었다고 말했다.
올해 한 해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서도 "캠핑 가서 가족들과 같이 시간을 보냈던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주에 거주한다고 밝힌 조영선 씨(53)는 내년이라고 딱히 달라질 게 없다면서도 "우리가 용산이나 서울역에 노숙자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졌으면, 편견 두지 말고 나서 줬으면 한다"라며 새해에는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관심이 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반려견과 함께 한 해의 마지막과 새해의 첫 시작을 보내는 시민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반려견 '호두'와 보신각을 방문한 조하림 씨(34·여)는 "내년에도 다들 아프지 말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호두의 건강을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10시 50분부터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후 8시쯤이 되자 행사 준비를 위해 통제됐던 구역들이 열리면서 자리 잡기 경쟁이 빚어지기도 했다.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들은 "뛰지 말고 천천히 이동을 부탁드린다" "사고가 날 수도 있다"며 시민들을 안내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보신각 일대에 10만명이 넘는 인파라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위기관리·교통·범죄예방·형사·정보 관련 기능 경찰관을 포함해 인력 3063명을 배치해 혹시 모를 사고 예방에 나섰다.
또 인파 관리를 위한 차량 통제도 이뤄지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부터 보신각 일대 3개 도로(종로·우정국로·청계북로)의 차량 운행을 통제하고 있다. 차량 운행은 1일 7시 재개될 방침이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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